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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의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점유율(판매량 기준)은 40%로 집계됐다. 2013년만 해도 절반이 넘었던 LG전자의 점유율은 △2014년 48% △2015년 45.3% △2016년 42.4% △2017년 40% 등으로 매년 하락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005930)의 점유율은 34.5%에서 38%로 상승하면서 LG전자와의 격차를 조금씩 좁혀가고 있다. LG전자 입장에서 삼성보다 무서운 것은 ‘기타’로 분류된 업체들의 약진이다.
2013년만 해도 점유율 1%에 불과했던 ‘기타(Others)’의 점유율은 지난해 21.9%까지 급상승했다. 강정현 유로모니터 연구원은 “기타로 분류되는 보급형 로봇청소기 수요를 의미한다”며 “‘가성비’ 좋은 로봇청소기 제품이 잘 팔리고 있다는 방증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급형 로봇청소기가 누워있는 사람의 머리카락을 빨아들이거나, 거실에 놓아둔 화분을 들이받아 깨트리는 일이 벌어지면서 고급형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 100만원이 넘는 가격에도 LG전자 제품이 부동의 1위를 달릴 수 있었던 비결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저렴한 가격에도 성능이 우수한 제품들이 대거 출시되면서 시장 판도가 달라졌다. 샤오미·에코백스 등 중국업체와 국내 벤처기업 단후이의 20만~30만원대 로봇청소기가 대표적이다. 유진로봇도 독일 가전업체 밀레와 함께 개발한 30~60만원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 중국업체의 보급형 로봇청소기가 국내에 상륙하면서 점유율이 일부 떨어졌지만 매출과 수익성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저가제품과는 타깃 소비자층이 다른 만큼 프리미엄 제품 ‘코드제로 R9’을 다음달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로봇청소기 글로벌 1위업체인 미국 아이로봇은 국내 시장에서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2013년 14%였던 시장점유율은 2017년 0.1%까지 떨어졌다. 일부 오픈마켓에서 아이로봇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사실상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