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회장 공백에 CJ그룹, 투자 6천억원 차질

대규모 M&A·해외진출 계획 중단 또는 보류
  • 등록 2013-12-31 오후 3:43:53

    수정 2013-12-31 오후 7:01:05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그룹 총수인 이재현 회장의 부재로 최악의 위기 상황을 겪고 있는 CJ그룹이 올해 계획했던 사업 중 상당수를 진행하지 못해 6000억원 이상 투자 차질을 빚은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CJ(001040)그룹에 따르면 올해 초 발표한 총 3조24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 중 20%(6400억원) 이상이 계획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CJ그룹은 올해 초 “어려울수록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 회장의 방침에 따라 역대 최대 규모인 3조2400억원의 투자 계획을 세웠다.

이는 2년 전인 지난 2011년 투자 실적(1조6900억원) 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공격적인 투자 계획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5월 검찰 수사가 시작되고 이재현 회장 구속 등 이 회장의 경영 공백이 길어지면서 CJ그룹의 올해 주요 투자계획이 상당수 지연 또는 보류됐다.

CJ제일제당 생물자원사업부문의 경우 베트남의 G사와 중국 A사를 대상으로 M&A를 추진했으나, 최종 인수 전 단계에서 중단됐다.

CJ프레시웨이 역시 중국, 베트남에서 식자재 및 단체 급식시장 진출 확대를 계획했으나 보류된 상태다. CJ대한통운도 올해 미국 대형 종합물류업체 A사 인수, 인도 물류업체 D사 인수 등을 검토했으나 협상 단계에서 중단됐다.

CJ오쇼핑의 해외 홈쇼핑업체 인수 계획도 보류된 상태다.

CJ그룹 측은 “계열사 별로 취소되거나 보류된 투자계획을 종합해 볼 때 올해 투자실적은 당초 목표 대비 20%(6400억원) 수준의 차질을 빚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은 내년에도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현 회장의 경영 공백 상태가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룹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가 들어가는 사업은 오너의 결단이 있어야 하는데 이 회장 부재가 길어지면서 중요한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있어 그룹 중장기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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