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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제공] 매년 4월 12~14일, 일본 시가켄 오츠시의 사카모토 히요시다이샤[日吉大社]에서는 사카모토 주민이 중심이 되어 산노우사이 축제를 거행합니다. 이 축제에서는 불과 남자들이 중심이 되어 사카모토 뒷산 히에잔[比叡山]의 산신에게 봄의 시작을 알리고 한 해의 풍요를 기원합니다.
언제부터 행해져 왔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사카모토 주민 8천 여 명은 히에잔 중턱에 자리잡은 히요시다이샤를 중심으로 불의 축제와 남자의 광기를 매개로 신에게 가까이 가고자 합니다. 축제 준비는 정월 초부터 시작되지만 사람들이 가장 많이 붐비는 볼거리는 4 월 12~14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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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4일 밤 해가 지면 사카모토의 각 네 지역에서는 각기 정해진 역할에 따라서 마을 사람들이 대나무를 엮어서 만든 횃불을 어깨에 메거나, 땅에 놓고 밟고, 짓누르고, 여러 동작으로 지신밟기를 하면서 마을 중앙에 있는 절로 모입니다. 이곳에서 호명을 받으면 구령에 맞추어 사카모토 뒷산에 있는 산노미야[三ノ宮]와 우시오미야[牛尾宮]로 달려 올라갑니다. 이곳에는 신 가마가 놓여 있습니다. 남자들은 이곳에 모셔진 신 가마에 신을 싣고 산을 내려와 두 신에게 하룻밤 신방을 차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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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톤이 넘는 신 가마를 어깨에 메고 산길을 뛰어 내려오는 일은 위험한 일이지만 축제에 취해서인지 안전관리를 잘해서인지 사고도 없이 잘 내려옵니다. 이 때 남자들은 거의 반라에 훈도시만 허리에 두르고 있습니다. 왜 일본 사람들은 축제 때 옷을 입지 않고 훈도시를 차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마도 일본 전통 축제가 옛날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에 그 당시의 습속대로 현재에도 거행하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이 축제가 불을 중심으로 불의 생생력과 활력을 체험하고 이 불길처럼 겨울잠을 자던 만물이 소생하여 열매를 많이 맺기를 기원하는 축제라는 점에서 반라의 남성성은 생산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힘의 원천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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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모토의 부부 산신이 하룻밤을 자고 나면 이튿날 밤에는 출산 의식을 거행합니다. 출산의식은 먼저 진통을 나타내는 행동으로 시작됩니다. 신을 태운 가마를 나무 받침대 위에 올려놓고 앞뒤에서 시소놀이처럼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합니다. 그리고 신관이 출산 사실을 발표하면 이들은 모두 자신의 신 가마를 어깨에 메고 신사로 뛰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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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요시다이샤의 산노사이 축제는 간사이 지역이나 일본 다른 지역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독특한 축제입니다. 지금까지 간단히 정리했지만 오랜 기간 동안 많은 행사를 치릅니다. 아직은 마을 남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남자 중심으로 지내고 있지만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맞이하여 언제까지 이렇게 진행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사카모토는 시가켄에 있는 비와꼬[琵琶湖] 호수 서쪽 언덕에 있는 마을입니다. 일본 헤이안[平安] 시대 비와꼬 호수를 통하여 운반해 온 물자를 교토로 실어 나르는 통로였습니다. 그래서 오래 전부터 마을이 있었고 사람과 물자의 움직임이 부산하던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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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모토 부근 아노우[穴太]의 옛 주거지는 온돌의 흔적과 매장 무덤이 여럿 발견되어 한반도 문화와 깊은 연관이 있는 곳입니다. 특히 사카모토 마을 집 담장에 사용된 돌로 쌓은 담장 석축은 성 쌓기 기법이 우리와 같습니다. 즉 큰 돌을 가로로 놓고 잔돌을 사이사이 집어넣어서 쌓았습니다.
이러한 방식의 석축은 사카모토를 비롯하여 가나자와 성, 오사카 성 등 여러 곳에 남아 있는데 일본 석축의 초기형태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가는 법
교토 역에서 JR 비와꼬센 전철을 타고 제제(膳所) 역까지 가서 역 앞에 있는 게이한제제(京阪膳所) 역에서 게이한 전철을 타고 사카모토 역에서 내리면 됩니다.
[참고문헌]
김달수 지음, 배석주 옮김, 일본 속의 한국문화 유적을 찾아서, 대원사, 1995.
서정록 지음, 백제금동대향로, 학고재, 2001.
존 카터 코벨 지음, 김유경 편역, 일본에 남은 한국미술, 글을 읽다. 20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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