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공채신화' 신헌 대표, 비리혐의로 결국 사의(종합)

검찰 구속영장 신청에 결국 자진사퇴 수순
"회삿돈 횡령에 처음부터 개입했다" 의혹
납품업체 뒷돈 받은 혐의도 제기
"직무 계속 유지하기 어렵다 판단한 듯"
"공채로 들어와 사장까지 올랐는데.." 한순간에 추락
  • 등록 2014-04-18 오전 11:22:07

    수정 2014-04-18 오전 11:42:34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신헌 롯데쇼핑(023530) 대표가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18일 롯데에 따르면 신 대표는 17일 오후 롯데쇼핑과 롯데백화점 대표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회사 측에 통보했다.

검찰은 지난 16일 신 대표에 대해 업무상 횡령 및 배임수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조만간 구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회삿돈 횡령과 뒷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신헌 롯데쇼핑 대표가 지난 14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간 신 대표는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롯데홈쇼핑 대표 재직시절 임직원들이 횡령한 회삿돈의 일부를 상납받고 납품업체의 뒷돈은 건네받은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았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홈쇼핑 납품업체 비리와 횡령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은 신 대표가 구속영장 청구를 계기로 직무를 계속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가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롯데쇼핑은 빠른 시일 내에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 등 후속 절차를 거쳐 후임 대표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새 대표가 뽑힐 때까지는 롯데쇼핑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이 자리를 대신한다.

신 대표는 롯데 공채 출신으로 처음 사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롯데그룹 내에서 선배들을 제치고 롯데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대표이사를 맡을 만큼 승승장구했다. 그만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하지만 잘 나가던 신 대표도 롯데홈쇼핑 대표이사 재직시절 받았던 돈이 뒷다리를 잡았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당시 롯데홈쇼핑의 경영지원부문장이었던 김모 고객지원부문장(50)과 이모 방송본부장(50)은 롯데홈쇼핑이 사옥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방송장비와 인테리어 공사대금을 과다하게 지급한 뒤 인테리어 업체로부터 차액을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회삿돈 6억5000만원을 빼돌렸고, 이 중 일부가 당시 롯데홈쇼핑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신 대표에게 흘러갔다.

또 구속 기소된 이모 생활부문장(50)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 ‘을’의 위치에 있는 중소 납품업체 5곳으로부터 총 9억원의 뒷돈을 받았고, 신헌 당시 대표는 이 부문장이 받은 뒷돈 중에서 수억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그간 신 사장은 관련 혐의에 대해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돈을 받은 적은 있지만 횡령을 지시하거나 요구한 적은 없다”고 검찰에 해명했다.

하지만 검찰은 회삿돈을 횡령한 이모 전 방송본부장이 처음부터 신 대표와 공모한 단서를 잡고 공모 관계를 확인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신 대표와 임모 방송본부장이 짜고 공사대금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자금을 횡령하고, 실행은 김모 고객지원부문장이 맡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롯데 한 관계자는 “공식적인 최종 수사 결과가 나와봐야겠지만, 신 대표 스스로도 돈을 받았다는 사실은 부인하고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채로 입사해서 사장까지 오른, 어떻게 보면 남부러울 것 없이 잘나가던 사람이 대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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