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안철수 전격 선언 배경은
하지만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및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율이 견고한 흐름을 보이는데 비해 야권 지지율은 상대적으로 정체 또는 뒷걸음질치는 점을 감안, 독자세력 또는 느슨한 형태의 연대로는 정부·여당을 견제할 수 없다는 현실론이 적극 고려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한국갤럽의 지난주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8%p)에 따르면,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 40%, 새정치연합 18%, 민주당 15%로 조사됐다. 특히 안 의원측 새정치연합은 지난주(26%)에 비해 8%포인트나 급락하면서 새정치프리미엄이 상당부분 소멸했다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민주당은 기초선거 공천을 폐지할 경우 당내 조직기반이 상당수 이탈할 가능성이 있었고, 안 의원 측도 인재 영입이 외부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기초선거 무공천을 고리로 ‘연대’를 뛰어넘는 ‘통합’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분석된다.
김 대표와 안 의원은 통합신당 창당을 선언하면서 ‘제3지대 신당’이라는 표현을 강조했다. 단순히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합당 수준이 아니라 정치적 외연 확장을 위해 시민사회는 물론 새누리당내 지지층 이탈세력까지 아우르려는 시도로 보인다. 최재천 민주당 전략기획본부장도 “어디까지 넣을 것인지 논의한 바는 없지만, 문이 닫힌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적극적인 외연확장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온전한 화학적 결합을 위해서는 중도층과 새누리당 지지층 일부가 포함되는 안 의원의 기존 지지층을 통합신당이 얼마나 흡수하느냐에 달려있다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윤희웅 민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안 의원 측 지지층에는 민주당을 포함한 기성정당을 불신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들의 이탈을 얼마만큼 최소화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선거 수도권·부산 격전 불가피
야권발 정계개편으로 지방선거 판세에서 가장 주목되는 곳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이다. 민주당과 안 의원 측이 통합과정에서 후보선출 결정 과정이 남아 있지만 서울지역은 박원순 현 시장의 출마가 유력하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은 이날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의원을 비롯해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이혜훈 최고위원 등 이른바 ‘빅3’ 경선 카드를 통한 ‘컨벤션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못지않게 주목되는 곳은 경기지사다. 그간 야권의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김상곤 현 경기도교육감과 함께 이미 출마선언을 한 김진표·원혜영 의원간 경선 빅매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 여권으로서는 부담이다.
비수도권에서는 부산시장 선거가 최대 관심이다. 새누리당의 전통적 강세지역이었지만, 야권통합 효과와 함께 여론조사에서 여권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출마가 맞물릴 경우 여권의 전략도 복잡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야권발 정계개편의 후폭풍을 예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야권 통합으로 인해서 선거판 자체가 뒤집어졌다고 보긴 어렵다”며 “산출적인 지지율 합산 외에 양측의 통합에 따른 ‘플러스알파’가 나오기 전까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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