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넥타이에 중절모를 쓴 말끔한 남자 직원이 무릎을 꿇고 '주문'을 받는, 익숙치 않은 상황. 기름을 넣는 잠깐 동안에도 이 직원은 요구사항이 많다. "본네트를 열어주세요, 워셔액을 넣어 드리겠습니다. 잠깐 타이어의 공기압을 체크해드리겠습니다···"
그러는 사이 당황해하던 여심(女心)도 슬슬 풀린다.
"우리나라에선 여자가 운전하면 무시하잖아요. 그런데 여기 오니까 왠지 대접 받는 것 같아 기분 좋네요."
운전경력이 3년이라고 밝힌 서울 서초구의 김숙향(47)씨는 주유를 마치고 출차 서비스 까지 받고 난 뒤 웃으며 주유소를 떠났다.
주유소의 전체적인 색감도 여성의 선호에 맞춰 보라색으로 꾸몄다. 화장실은 화장을 고칠 수 있는 파우더 룸까지 갖추고 있다. 또한 여성전용 쉼터에서 네일케어와 요리강좌를 받으며 창문을 통해서 자신의 차가 정비되는 과정도 볼 수 있다. 이쯤이면 거의 여성 전용주유소다.
이외에도 엔느 주유소 전용 포인트 카드, 자녀를 위한 교육 컨설팅 서비스 등도 마련되어있다.
2007년에 신규 등록된 승용차 가운데 여성비중이 28.1%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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