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 다시 '초심'으로..회생 가능할까?

윤석금 회장-채권단, 회생계획 합의
씽크빅·북센만 남아..곧 법원에 회생계획 제출
시장 "일단 지켜보자"
  • 등록 2013-02-04 오전 11:33:18

    수정 2013-02-04 오후 1:54:01

[이데일리 정재웅 김도년 기자] 웅진그룹이 웅진씽크빅과 북센만 남기고 초심으로 돌아간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과 채권단은 이 같은 내용의 회생계획안에 합의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곧 법원에 회생계획안이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윤 회장과 채권단은 법원에 제출할 회생계획안에 합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지난주에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예정이었지만 옵션 부분의 합의 도출에 실패하면서 늦쳐졌다. 이르면 이날, 늦어도 오는 5일까지는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웅진홀딩스 관계자는 “채권단과 합의를 도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늘 내일 중으로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채권단 관계자도 “이번 안에 대한 동의 여부가 오늘 중으로 결정되고 현재 동의요청서를 채권단에 돌린 상태”라면서 “이 정도 안이면 어느 정도 동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윤 회장과 채권단은 지난 1일 윤 회장이 출연한 사재 400여억원으로 웅진홀딩스의 지분을 감자 뒤 최대 25%까지 사들일 수 있도록 하는 안에 합의했다. 애초 윤 회장은 최대 30%까지, 채권단은 10% 이상은 안 된다는 입장이었지만 양측이 한발씩 양보해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에 따라 윤 회장의 앞으로 웅진홀딩스 지분율은 법정관리와 7대 1 감자 이후 현재 약 80%에서 1%까지 떨어지게 된다. 웅진홀딩스 지분율 최대 25% 확보는 그 이후에 가능해진다. 또 윤 회장과 채권단은 채권단이 웅진홀딩스 지분 5% 이상을 매각할 경우, 윤 회장에게 우선매수청구권을 주기로 했다. 이로 인해 윤 회장은 웅진씽크빅(095720) 지분 3.5%도 매입할 수 있게 됐다.

대신 나머지 계열사들은 모두 매각하기로 했다. 코웨이(021240)는 이미 계열 분리돼 MBK파트너스로 넘어간 상태다. 웅진케미칼은 지난달 초 법원으로부터 매각자문사 선정을 위한 허가를 받아 현재 절차를 진행중이다. 웅진식품, 웅진폴리실리콘, 웅진에너지(103130), 웅진패스원 등도 매각 대상이거나 진행중이다.

결국 웅진그룹은 윤 회장이 20여년 전 사업을 시작해 그룹의 모태가 됐던 웅진씽크빅과 북센만 남기고 나머지 계열사들은 모두 정리하게 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논란이 됐던 윤 회장의 웅진홀딩스 지분 문제가 해결 가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윤 회장이 ‘초심’에서 재기에 성공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일단 시장에서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그룹의 공중분해는 막았지만, 그동안 주축이 된 코웨이가 매각된 상황이고, 웅진씽크빅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시각도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웅진그룹의 모태인 웅진씽크빅이 남았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도 “그룹의 양대 캐시카우중 하나였던 코웨이가 매각된 상황인 만큼 그 빈 자리를 웅진씽크빅이 얼마나 메울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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