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닷컴 제공] 겨울방학을 겨냥한 대형 전시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르네상스 프레스코 벽화부터 현대 팝아트까지 아우르고, 당대의 거장들이 망라됐다. 한국에서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 많다는 점도 올 겨울 전람회의 특징. 대부분 외국 유명 미술관·박물관과 연계한 기획 전시로 유명 작가의 작품을 두루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겨울방학철 특수를 노린 공립 미술관 주도의 ‘블록버스터’ 전시회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온다.
| ▲ 루오 ‘서커스 소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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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개막한 ‘모네에서 피카소까지’ 전은 내년 3월28일까지 100일간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미국 필라델피아미술관 소장품인 드로잉·회화·조각 작품들이 한국에 처음 소개된다. 모네의 ‘석양에 물든 센강’, 반 고흐의 ‘데이지 꽃이 있는 정물’, 피카소의 ‘여인과 아이들’을 비롯해 마네·피사로·드가·고갱·르누와르·세잔·모딜리아니·마티스의 작품 93점이 선보인다.
‘색채의 연금술사 루오’ 전도 한가람미술관에서 내년 3월28일까지 열린다. 프랑스 퐁피두센터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루오 작품 1000여점 중 170점을 전시한다. ‘서커스 소녀’ 등 14점은 수장고에서 나온 뒤 세계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이다. ‘그리스도의 얼굴’ 같은 대표작도 전시된다.
한가람미술관은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최후의 심판’과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등 ‘프레스코’ 기법으로 벽에 그려진 르네상스 시기 명작들을 재현한 ‘르네상스 프레스코 걸작 재현’ 전을 18일부터 내년 2월21일까지 연다. 이탈리아 벽화 복원 전문가인 라자리 가문 등 20여 작가의 작품 51점이 전시된다.
| ▲ 모네 ‘석양에 물든 센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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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4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앤디 워홀의 위대한 세계’ 전에서는 마릴린 먼로 등 인물화, ‘캠벨 수프 깡통’ 상자 등 대표작이 전시된다. 군인 위장복을 차용한 ‘위장’ 패턴 시리즈와 길이 10m가 넘는 ‘회상’ 등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추상 작품과 ‘전기의자’ ‘두개골’ 등 죽음을 소재로 한 작품도 선보인다. 워홀 관련 사진·영상을 포함해 모두 385점이 전시 중이다.
63스카이아트미술관은 ‘러브 앤 팝 아트’ 전을 내년 3월7일까지 개최한다. 앤디 워홀의 ‘더 캣’,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스틸 라이프 위드 랍스터’, 로버트 인디애나의 ‘러브’ 디자인 시리즈, 탐 웨셀만의 ‘스모커 마우스’, 키스 해링의 ‘그로우잉’ 등 팝 아트 거장 5인의 작품이 각각 ‘사랑’을 주제로 구성됐다. 세계 최고라는 60층 높이 전시장에서 바라보는 전망도 볼거리.
| ▲ 탐 웨셀만 ‘스모커 마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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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는 어른 기준 1만2000~1만3000원선. 민간 기획사들이 외국 미술·박물관에 준 대여료와 보험료 값이 반영됐다. 비싼 입장료와 관련, 공립(서울시립미술관), 반관반민(한가람미술관) 미술관이 대관 주체라는 점이 줄곧 지적된다. 대관에 치중하다보니 ‘임대장사’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술평론가 정준모씨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미술관이 기획사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추가 입장료를 받는 것”이라고 했다. 또 “외국에서 만들어준 것을 그대로 들여오는 전시들이 대부분”이라며 “미술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자체 기획 역량을 키우고 외국의 전시 노하우를 배워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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