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과 강호문 중국삼성 부회장을 승진시킨 삼성은 올해도 2명의 부회장 승진자를 배출했다.
중진을 보강해 '시니어 리더십'을 강화하고, 불안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뛰어난 경영실적을 올린 현 경영진을 믿고 신뢰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검증된 인사를 영역을 구분하지 않고 타 계열사로 과감하게 이동시켜 곳곳의 성공 방정식을 그룹 전체로 나누려는 변화는 꾀했다.
◇ 성과 검증된 부회장 승진..'시니어 리더십 강화' 삼성은 7일 2명의 부회장 승진과 6명의 사장 승진, 이동·위촉업무 변경 9명 등 총 17명 규모의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미 수시 인사를 통해 이미 김철교 삼성테크윈 사장, 윤순봉 삼성서울병원 지원총괄 사장 겸 의료사업 일류화 추진단장, 정유성 삼성석유화학 사장 등을 발령한 것까지 포함하면 예년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정 부회장 내정자 역시 7년간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를 맡으며 경영위기에 처한 회사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량 회사로 변모시킨 공을 인정받았다. 지난해부터 삼성물산 대표이사로 부임해 삼성물산의 사업구조를 국내에서 해외로 넓혔다.
강호문 부회장은 삼성전자로 이동해 이윤우 부회장이 맡던 대외업무를 총괄하며 그룹 대표사인 삼성전자의 무게를 더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중핵 경영진을 보강해 시니어 리더십을 대폭 강화했다"며 "부회장단의 풍부한 경험과 검증된 성공 방정식을 뉴 리더의 창조적 에너지와 결합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 영역 구별 없는 교차 인사..'성공 방정식 나눈다' 하지만 변화의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젊은 부사장의 발탁도 이뤄졌다. 6명의 사장 승진으로 삼성 사장단의 평균 연령은 56.3세에서 55.8세로 0.5세 낮아졌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실의 이철환 부사장은 개발 담당 임원 처음으로 무선사업부 사장으로 승진했고, 최치준 삼성전기(009150) 부사장도 사장으로 내부 승진에 성공했다.
특히 올해는 역할의 변화가 크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해 사장단 이동이 6명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이동이 9명이 넘는다. 수시인사까지 포함하면 더 폭이 크다.
강 부회장의 삼성전자 이동을 포함해 박종우 삼성전기 사장이 제일모직(001300)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장원기 삼성전자 사장은 중국본사 사장으로 이동한다.
이건희 회장의 둘째 사위인 김재열 제일모직 경영기획총괄 사장은 삼성엔지니어링(028050) 경영기획총괄 사장을 맡게 된다. 박준현 삼성증권(016360) 사장은 삼성자산운용 사장으로, 김석 삼성자산운용 사장은 삼성증권 사장으로 맞트레이드 됐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각 부분에서 쌓은 성공경험을 서로 교차시켜 그룹 전체적인 시너지를 높이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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