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조기대선..'反정부 재벌' 당선 유력

동부 지역..선거 무산될 수도
  • 등록 2014-05-25 오후 4:09:57

    수정 2014-05-25 오후 4:09:57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서구진영과 러시아간 각축장이 된 우크라이나에서 25일(현지시간) 조기대선이 실시됐다.

이번 선거는 지난 2월말 반정부 세력을 등에 업은 야권에 의해 실각한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을 대신할 5년 임기 국가지도자를 뽑는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는 국제사회를 뒤흔든 우크라이나 사태 전개의 새로운 향배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공식 최종 개표 결과는 다음달 4일 발표되지만 잠정 개표는 26일 오전에 나온다. 이번 대선에서
페트로 포로셴코 (사진=텔레그래프)
특정 후보가 과반 이상 표를 얻지 못하면 우크라이나는 다음 달 15일 1·2위 간 재선거를 치른다.

후보 17명 난립한 이번 선거에서 재벌 기업가 출신 정치인 페트로 포로셴코(48)의 당선이 유력하다.

키예프사회과학연구소(KIIS)가 4월29일부터 5월11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포로셴코 후보는 약 54%의 지지를 받았다.

반면 지난 2004년 ‘오렌지 혁명’ 주역으로 야누코비치 정권에서 권력남용 혐의로 2년 넘게 옥고를 치르다가 지난 2월 풀려난 율리아 티모셴코 전 총리는 9.6%로 2위를 차지했다.

1·2위 후보 모두 우크라이나에서 대표적인 친(親)서방파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에서 친러시아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는 친러시아파와 친우크라이나파 정치인이 맞붙던 과거 대선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포로셴코는 동유럽 최대 제과회사 ‘로셴’의 창업자로 자동차회사, 조선소, 방송국을 포함해 13억달러(약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재산을 모았다.

‘초콜릿 왕’으로도 불리는 친유럽계가 주도한 2004년 오렌지 혁명(민주화 운동)에 가담했지만 친러시아계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 집권시절에 외무장관과 경제장관을 지냈다.

그는 재력가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 반정부 시위를 공개 지지하고 당시 야권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정치적 행보를 보였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유럽과의 통합은 지지하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위한 주민 투표에는 반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포로셴코가 당선되면 러시아는 분명한 협상 파트너를 얻게 되는 셈”이라며 “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의 강경입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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