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제일모직 패션사업부가 내달 삼성에버랜드에 매각을 앞둔 시점인 데다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직접 영입한 인물인 만큼 정구호 제일모직 전무의 퇴사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4월 국립무용단 ‘단’의 연출을 맡았던 정 전무는 이번엔 윤성주 국립무용단 예술감독과 손잡고 ‘묵향’을 제작, 내달 6~8일 첫 무대까지 힘을 쏟을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명 디자이너이자 대기업 임원으로서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는 게 힘들었을 것”이라며 “창의적인 작업을 계속 하고 싶어 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 전무의 돌연 퇴사 결정에 삼성그룹 패션사업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의 남다른 ‘구호’ 사랑은 유명하다. 이 부사장은 제일모직에 합류한지 1년만인 지난 2003년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구호’를 인수, 정 전무를 함께 영입했다. 정 전무는 이 부사장과는 파슨스 동문이기도 하다.
한편 정 전무 퇴사 이후에도 제일모직의 구호 사업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회사가 구호를 10년 간 이끌었고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만드려 하는 만큼 새 디자이너를 물색해 사업을 그대로 이끌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