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정구호 '제일모직' 왜 떠나나(종합)

10년만에 퇴사..이서현 부사장과 결별
패션사업 구조조정 본격화되나
신개념 창작무용 ‘묵향’ 연출 집중
제일모직 측 "구호사업 계속 전개"
  • 등록 2013-11-15 오전 10:47:04

    수정 2013-11-15 오전 11:23:13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여성복 브랜드 ‘구호’를 만든 정구호 디자이너(사진)가 10년만에 제일모직(001300)을 떠난다.

특히 제일모직 패션사업부가 내달 삼성에버랜드에 매각을 앞둔 시점인 데다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직접 영입한 인물인 만큼 정구호 제일모직 전무의 퇴사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구호 제일모직 여성복사업부 전무는 퇴사 후 직접 진두지휘한 신개념 창작무용 ‘묵향’ 작업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국립무용단 ‘단’의 연출을 맡았던 정 전무는 이번엔 윤성주 국립무용단 예술감독과 손잡고 ‘묵향’을 제작, 내달 6~8일 첫 무대까지 힘을 쏟을 것으로 전해졌다.

묵향은 천재 춤꾼 최현의 군자무를 소재로 재창조한 작품으로 정구호 디자이너가 의상 디자인은 물론 작품 연출까지 진두지휘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명 디자이너이자 대기업 임원으로서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는 게 힘들었을 것”이라며 “창의적인 작업을 계속 하고 싶어 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 전무의 돌연 퇴사 결정에 삼성그룹 패션사업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의 남다른 ‘구호’ 사랑은 유명하다. 이 부사장은 제일모직에 합류한지 1년만인 지난 2003년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구호’를 인수, 정 전무를 함께 영입했다. 정 전무는 이 부사장과는 파슨스 동문이기도 하다.

인수 당시 매출 100억원도 못 미치던 구호를 10년 만에 900억원대의 대표 브랜드로 키워낸 만큼 정 전무의 퇴사가 뜬금없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달 삼성에버랜드에 영업 양도를 앞두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정 전무 퇴사 이후에도 제일모직의 구호 사업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회사가 구호를 10년 간 이끌었고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만드려 하는 만큼 새 디자이너를 물색해 사업을 그대로 이끌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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