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홍빛'' 문수사, ''샛노란'' 부석사

송혜진 기자의 나무기행
  • 등록 2008-10-30 오전 11:15:00

    수정 2008-10-30 오전 11:15:00

[조선일보 제공] '단풍 카펫' 밟으러 가자

붉은 단풍이 11월 초까지 절정인 곳은 경북 이남 지역. 강원도 산간지방엔 이미 서리가 내려 화려한 단풍을 보기 힘들어졌다. 지금 눈이 시릴 만큼 붉은 색을 자랑하는 당단풍이나 복자기나무 단풍을 보려면 전남 쪽까지 내려가는 게 낫다. 전북 고창군 고수면 은사리 문수사 주변의 단풍나무숲은 길 아래 붉은 단풍잎들이 카펫처럼 깔리는 아늑한 산책로로 유명하다.

나무 수령이 40~100년 정도로 오래된 단풍나무가 모여 있는 군락지로, 역사·생태적 가치를 인정받아 최근엔 천연기념물 제463호로 지정됐다.

여기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는 역시 단풍나무와 당단풍나무. 단풍나무는 잎몸이 5~7개로 갈라지는 데 비해, 당단풍은 잎몸이 9~11개로 갈라지는 것이 차이점. 모두 가을이 되면 잎이 선명한 붉은빛으로 물들지만, 때론 노란색으로 물들기도 한다. 가을 햇살을 받고 선 단풍나무는 마치 다홍색 별을 모아놓은 것처럼 화려하게 빛난다.

산벚나무 단풍은 우리가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오렌지 빛깔의 단풍 중 하나. 흔히 황갈색으로 단풍이 들지만 색이 점점 짙어지는 과정에서 산벚나무는 오묘한 주홍빛을 낸다.

주왕산 같은 명산에 너무 붐벼서 단풍 구경 가기 힘들다면, 경상북도 안동시 길안면 고란리에 위치한 계명산 자연휴양림을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 인적이 드문 한적한 휴양림엔 산벚나무가 산책로를 에워싸고 길게 늘어서 있는데, 아직 초록이 남은 잎부터 화려한 주홍을 자랑하는 잎까지 함께 모여 다채로운 색채로 빛나는 장관을 이룬다.

흔치 않은 은행나무 숲

은행나무는 외로운 나무다. 2억5000만년 넘게 지구에서 살고 있지만, '은행나무과'에 은행나무 1종만 살아남았을 만큼 인척 하나 없이 외롭게 우리 곁을 지켜왔다. 벌레가 잘 끼지 않고 대기오염에도 강해 여기저기 가로수로 애용되고, 그만큼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지만 정작 은행나무만 빼곡한 숲을 찾긴 쉽지 않다.

수도권 근교에서 만날 수 있는 은행나무 숲은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내의 숙박시설 '홈브리지 힐사이드 호스텔'에 위치해 있다. 에버랜드측은 "산 한 면을 메운 은행나무 군락지가 근처에 펼쳐져 있는데, 전국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대규모의 은행나무 숲"이라고 자랑한다. 현재까지는 40%가량만 샛노랗다. 11월 초를 넘겨야 전체가 노랗게 물든 장관을 볼 수 있을 듯. '홈브리지 힐사이드 호스텔' 진입로의 은행나무 길은 사진찍기 좋은 지점이다. 좁은 2차선 도로 전체를 은행나무가 마치 터널처럼 덮고 있다.

경북 영주 부석사 은행나무 숲도 유명하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이곳의 은행잎이 이미 지기 시작했는데, 바람이 불면 마치 꽃잎이 흩날리듯 우수수… 내려앉는다.

경기도 앙평 용문사에 위치한 천연기념물 제30호로 지정된 은행나무도 유명하다. 동양에서 가장 큰 나무라고 알려져 있다.

충남 아산 현충사 은행나무 길도 유명하다. 11월 초면 이곳도 은행잎이 지기 시작하니, 유채꽃보다 화사한 가을단풍을 보고 싶다면 서두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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