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길어지나…유가 60달러대 '반년래 최저'

여전히 높은 미 CPI…고금리 장기화 우려
  • 등록 2023-12-13 오전 9:20:49

    수정 2023-12-13 오후 7:17:58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대로 급락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하면서 거의 6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12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3.80% 하락한 배럴당 68.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6월 27일 이후 거의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WTI 가격은 최근 9거래일 중 7거래일간 떨어졌을 정도로 완연한 하락세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AFP 제공)


유가 하락세는 미국과 중국의 경기 하강 우려 때문이다. 간밤 미국 노동부 집계를 보면,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1년 전보다 4.0% 올랐다. 둘 모두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여전히 연방준비제도(Fed) 목표치(2.0%)를 크게 상회하면서 고금리·고물가 장기화 우려를 키웠다. 고금리 환경이 이어질 경우 경기 침체를 촉발하면서 유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원유시장은 하루 뒤 나오는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내년 통화정책 신호를 탐색할 것으로 보인다. 만에 하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매파 기조를 보인다면 유가는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자산운용사 프린시펄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시마 샤 수석전략가는 “고용시장이 여전히 견고한 상황에서 시장의 기준금리 조기 인하 기대감을 정당화하기에는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프라이스 퓨처그룹의 필 플린 분석가는 “시장은 연준이 물가를 잡지 못한 채 인상 가속 페달을 계속 밟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중국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유가 하락세가 가시화했는데, 미국까지 경기가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자 유가가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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