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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에는 ‘당국에 맞서지 말라’는 격언이 있다.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압도적인 물량을 한번에 쏟아낼 수 있는 능력이 당국에 있어서다. 시장 참여자들이 당국에 맞선다면 얻을 것은 손실 뿐이라는 뜻이다.
서울외환시장에서도 이 같은 격언이 분위기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간밤 여타 통화들과 달리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서다. 시장은 역외 시장에서 당국이 등장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간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89.6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2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92.80원)와 비교해 1.90원 하락한(원화 가치 상승) 것이다.
달러화 가치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간밤 98.040에 거래되며 전날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원화 가치만 상승했다는 것은 국내 특수 요인이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다. 최근 존재감을 드러낸 외환 당국이 첫 손에 꼽힌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1190원 초반대를 중심으로 움직이되, 장중 1180원대 진입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예측은 그래서 나오고 있다.
한편 시장 상황은 원화에 우호적이지는 않은 상황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미·중 무역협상 재개 여부와 관련해 “후속 협상 계획은 아직 잡혀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