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약가 인하와 실적 악화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며 끝모르고 추락하던 제약주의 움직임이 최근 심상치 않다. 기업가치에 비해 과도하게 빠진 것 아니냐는 인식에 따라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며 급반등에 나서고 있는 것. 3분기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면서 매수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의약품 업종지수는 전일 3136.13을 기록, 이달 들어 6.2% 가량 뛰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보합권에 머문 것과 비교하면 시장 대비 크게 선전한 결과다.
| ▲ 의약품 업종지수 추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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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지수는 올 들어 꾸준한 하락세를 보여왔다. 지난달에는 올해 고점 대비 25% 가량 빠진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제약주들의 이러한 부진은 무엇보다 약가 인하라는 정책적 악재 때문이다. 올초 정부는 의약품의 가격 인하를 대규모로 단행했다. 지난 4월1일부터 6506개 보험의약품 가격이 최대 46% 인하됐고, 인하 대상 품목은 전체 보험의약품 1만3814개의 47.1%에 달했다.
이는 제약사들의 실적 쇼크로 이어졌고 주가하락은 더욱 가속화됐다. 대부분 제약사들의 1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정체를 보였고 이익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제약주들이 추세 반등을 시도하자 이제는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더구나 코스피가 급락하는 가운데서도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자 떨어질 만큼 떨어진 제약주에 대해 경기방어주로서의 역할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최근 한달 간 코스피 의약품 업종지수는 전기가스업종과 함께 유일하게 오름세를 기록했다.
증권사에서는 2분기를 저점으로 3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상위 제약업체의 실적이 2분기를 바닥으로 조금씩 좋아질 전망인데다, 경기방어주 역할을 할 수 있는 제약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4월 대규모 약가인하 시행에도 불구하고 주요 제약사의 2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3분기 이후 주요 제약사의 실적이 예상보다 빨리 회복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달 말
동아제약(000640)이 약가인하 취소소송에서 승소했다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러한 모멘텀을 바탕으로 이달 들어 대형 제약사들의 주가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유한양행(000100) 녹십자(006280) 동아제약(000640) 한미약품(128940) 등은 최근 4~5거래일 연속적인 강세를 기록하며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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