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보다 무서운 단통법?..번호이동 반토막

작년 이통사 장기영업정지 때보다 더 적은 번호이동
시장 5개월째 '냉각'
유통점 생존위기·근무 환경 최악, 비용, 단속 규제만 증가
"정부는 유사 보조금 철퇴보다 중소 유통점 안정화 신경써야"
  • 등록 2015-03-12 오전 9:00:00

    수정 2015-03-12 오전 9:00:00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된 ‘단말기 유통법(단통법)’ 시행이후 중소 유통점들의 피해가 심각한 수준이다.

정부는 단통법으로 인해 저가 요금제를 쓰는 사람도 보조금의 혜택을 보고 보조금 없는 요금할인(분리요금제)도 받게 돼 소비자 후생이 전체적으로 증가했다는 입장이나, 5개월 째 꽁꽁 얼어붙은 단말기 시장은 이제 단말기 유통에 종사하는 소상공인들의 생존권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또한 정말 단통법 이후 소비자 후생이 증가했는가에 대해서도 면밀한 진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통사들이 2월부터 현재까지 잇따라 공시 보조금(지원금)을 내리고 있는데 정부가 이통사 실적자료를 검증해 △법 시행 이후 이용자의 통신비절감 효과가 있는지 △단통법이후 이통사들의 실적만 좋아진 것은 아닌지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정부가 내세우는 단통법 통신비 절감 효과는 “단말기가 비싸서 못사겠다”는 소비자들의 외면에서 기인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처 : KTOA(통신사업자연합회) 통계
(사)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가 KTOA자료를 통해 11일 단통법 시행이전과 이후의 번호이동 건수를 비교한 결과, 평균적으로 절반 정도 번호이동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통사들이 불법보조금 지급을 이유로 영업정지를 받았던 2014년 2월보다 2015년 2월에 번호이동 건수가 절반 가까이 줄어, 영업정지보다 무서운 현실을 절감케 했다.

2014년 2월의 3사 번호이동 건수는 129만7092건인 반면, 2015년 57만9878건(전년 동월 대비 44.6%)이었다.

이통3사 보조금이 2월보다 높았던 1월도 전년 동기와 비교해 보면 2014년 1월 122만5586건이었던 데 반해 75만6654(전년 동월대비 61.7%)건에 불과했다.

이런 이유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에는 회원사인 대리점이나 판매점에서 하루에도 수십 통의 항의 및 우려의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단통법 시행 이후 11월 아이폰 대란의 소지를 불러 일으킨 일부 불법 온라인 채널의 미진한 실적으로 일반 대리점 및 판매점만 힘들어 지기 시작 하여 과열은커녕 평상과 다른 냉각기만 이어졌다”면서 “협회는 대형 양판점 등의 시장 진입 우려와 이용자 혜택이라는 단통법에 일부 기대했지만 단통법 이후 대형유통망 확대, 시장냉각 등으로 폐업이 잇따라 생존권이 침해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래부와 방통위는 예상과 다른 결과만 나타난 단통법 홍보나 보완에만 힘쓸 게 아니라 진정 소비자 후생이 증가했는지, 지나친 시장 냉각으로 정부의 최대 고민인 디플레 우려를 현실화하는데 역할을 한 것은 아닌지, 중소 소상공인의 생존권 문제는 언제까지 방치할지 등 근본적인 대책까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 했다.

협회는 회원사와 이사회를 중심으로 단통법 이전 시장 및 이용자 혜택 복원 운동을 포함한 다각도의 정책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도별 번호이동 상황(통신 3사, MVNO포함)출처 : KTOA 통계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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