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의대 예방의학과 신민호 교수팀이 지역사회건강조사원 자료를 토대로 65세 이상 노인 4만3,367명을 조사한 결과 스트레스를 상당히 받고 있는 노인의 낙상 위험은 스트레스를 거의 안 받는 노인에 비해 1.54배 높았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지 11월호에 실렸다.
논문에 따르면 우울증(우울증이 없는 노인 대비 1.47배), 뇌졸중(1.44배), 골관절염(1.33배), 백내장(1.27배), 골다공증(1.24배), 요실금(1.22배), 당뇨병(1.14배) 등이 노인 낙상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었다. 또 자신의 건강 상태를 ‘양호하다’고 밝힌 노인보다 ‘나쁘다’ 또는 ‘보통’이라고 보는 노인의 낙상 위험이 1.27배 높았다. 또 기혼 노인보다 배우자 없는 노인(1.13배), 농촌 지역 노인보다 도시 지역 노인(1.10배)의 낙상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신 교수는 “배우자 없는 노인의 낙상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홀로 사는 노인이 고립감ㆍ고독감으로 인해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 것과 관련이 있을 것 같다”며 “노부모가 심하게 우울해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느껴지면 낙상 예방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비만도 낙상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비만 노인은 정상 체중 노인보다 더 잘 넘어진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선 조사되지 않았지만 낙상 위험이 가장 높은 계절이 겨울이란 데는 학자들 간의 이견이 거의 없다. 눈길이나 빙판길을 걷다보면 조심해도 낙상할 위험이 높다.
신 교수는 “빙판길이 생긴 날엔 노인은 가급적 야외활동을 삼가야 한다”며 “집안에서 넘어져 골절 등 부상을 입는 사례도 의외로 많다”고 밝혔다. 노인은 젊을 때보다 근력이나 근육량이 떨어져 낙상하기 쉬우므로 이들이 생활하는 실내는 최대한 안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가정 내 화장실에서 넘어지는 노인이 많으므로 화장실 바닥을 타일 대신 잘 미끄러지지 않는 재질의 바닥재로 바꾸고 넘어지려고 할 때 노인이 손으로 잡을 수 있는 가드 등 안전장치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