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스치는 바람결에 그리움이 묻어있네

1년 52주 당일치기 여행―충북 청원
  • 등록 2008-03-13 오전 11:37:00

    수정 2008-03-13 오전 11:37:00

[조선일보 제공] 봄바람이 들어서, 봄 풍경이 그리워서 대청호를 향해 길에 올랐다. 지난해 말 새로 뚫린 청원-상주 간 고속도로를 탄 후 문의나들목으로 나가서 대청호반에 자리한 청남대(靑南臺)와 문의문화재단지를 다녀왔다. 꽃은 아직 피지 않았지만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어제 불던 바람이 아니었다.

▲ 인곰 댐 때문에 물에 잠긴 마을의 유물과 유적을 옮겨 놓은 문의문화재단지 주변을 걷다 보면 "고향의 봄" 노래가 절로 나온다. 조선 영상미디어 김승완 기자

11:00 역대 대통령 발자취 느껴지는 청남대

역대 대통령들의 별장으로 사용된 '청남대'는 서울 청와대 남쪽에 있는 또 하나의 청와대라고 해서 그 같은 이름을 얻었다. 제일 먼저 청남대 관리사업소 내에 들어선 대통령역사문화관부터 살펴본다. 청남대의 이모저모와 역대 대통령의 발자취를 만나보는 공간이다. 문화관 다음으로 본관에 들어선다. 2층 양옥집 앞으로는 잔디밭이 펼쳐져 있다. 1층에는 접견실 식당 회의실 등이, 2층에는 침실 서재 거실 식당 가족실 등이 있다. 대통령이 이용한 시설치고는 화려하지 않고 무척 소박하다.이제부터는 초가정까지 이어지는 산책로를 걸으면서 대청호가 불어주는 봄바람을 맞을 차례다. 흙 길을 걸을 때 발바닥에 전해지는 촉감이 부드럽다. 초가정 정자 마루에 앉으면 호수의 바람이 땀을 식혀준다. 걷기를 좋아하는 방문객들은 호반 길 대신 골프장 위로 난 산책로를 택할 것. 길이 1.5㎞의 산책로 주변으로는 은행나무, 잣나무, 단풍나무, 참나무 등 다양한 나무들이 신록으로 물들 여름을 기다리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03년 4월 18일 일반인들에게 개방된 이후 2007년말까지 350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청남대를 구경하려면 돈이 좀 든다. 입장료가 어른 5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이고 좌석버스 왕복요금이 일반 2400원, 초·중고생 2000원이다. 개인 차량으로는 청남대에 갈 수 없으니 문의면소재지의 청남대 매표소에 차를 두고 반드시 청남대행 좌석버스를 이용해야만 한다.

13:00돌솥밥이나 칼국수로 점심

문의면소재지, 버스터미널 주변에 식당이 많다. 신현구 팀장이 추천해준 집은 호수식당(043-298-7755), 윤가네해물칼국수(043-291-1911) 등이다. 호수식당의 경우 돌솥밥(6000원)을 시키면 청국장찌개, 비지장찌개, 된장찌개, 순두부찌개 중 하나를 선택해 입맛대로 먹을 수 있다. 윤가네해물칼국수의 메뉴로는 표고버섯해물칼국수(5000원), 표고버섯전골(1인분 8000원), 메기매운탕(1인분 1만원) 등이 맛있다.

14:00고향마을 느낌의 문의문화재단지

대청호는 1980년 금강 본류에 대청댐을 만듦으로써 생겨난 인공호수다. 이때 청원군 문의면 일대 많은 마을들이 수몰되었고 당시의 유물과 유적을 이전·복원한 곳이 지금의 문의문화재단지(문의면 문산리)다. 양성산 동쪽 기슭, 대청호반 도로변에 조성돼 있어서 대청호를 감상하기에 좋다.

'문산관(文山館)'이라는 객사(客舍) 건물이 단지 내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다. 이 건물 앞뜰에서 대청호를 내려다보는 맛이 시원하다. 그밖에 문의면 노현리 민가, 부용면 부강리 민가 등 여러 채의 기와집과 초가집, 토담집, 대장간과 주막 등이 단지 내에 두루 퍼져 있어 고향 마을을 찾아간 느낌을 갖게 한다. 노천극장 형태의 놀이마당에서는 아이들이 연날리기도 즐기고 제기차기도 하면서 가족나들이의 재미에 흠뻑 빠진다. 문의문화재단지를 한 바퀴 돌면서 대청호반의 봄 정경을 가슴에 가득 담은 다음에는 문화유물전시관도 들어가본다. 구석기시대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는 동굴박물관과 여러 시대의 기와를 모아놓은 기와박물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의문화재단지를 산책하다가 놀이마당 돌계단이나 매표소 누각에 앉아서 대청호를 스친 바람의 향기를 맡다 보면 다산 정약용이 말한 '사람의 세 가지 즐거움'이 떠오르기도 한다. 어렸을 때 뛰놀던 곳을 어른이 되어 다시 찾아보는 것, 가난할 때 지냈던 곳을 출세해서 오는 것, 혼자 외로울 때 찾았던 곳을 마음이 맞는 벗들과 어울려 찾아오는 것. 이 세 가지가 사람이 사는 세 가지 즐거움이라고 다산은 말했다.

대중교통

청남대 매표소까지: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고속버스터미널 맞은편의 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311번 시내버스를 타고 문의면소재지에서 하차.

매표소~청남대까지: 청남대매표소에서 청남대 입장권 구입 후 청남대만 다니는 302번 좌석버스 이용. 배차 간격 20~30분.

청남대~문의문화재단지까지: 청남대매표소에서 500m 거리로 걸어가면 된다.

자가용

경부고속도로 청원나들목→척산삼거리→화당삼거리→청남대매표소
경부고속도로 청원분기점→문의나들목→첫 삼거리에서 좌회전→청남대매표소

청남대: 오전 9시~오후 6시 관람(표는 오전 8시30분~오후 4시30분까지 판다). 매표소와 청남대는 13㎞ 떨어져 있는데, 입장권은 반드시 매표소에서 구입해야 한다. 매주 월요일 휴관.

문의문화재단지: 어른 1000원, 청소년 800원, 어린이 500원. 매주 월요일 휴관.
청원군청 문화공보실 관광시설 담당 (043)251-3057
청원군청 문의면사무소 총무 담당 (043)251-3606
청남대 (043)220-5677(매표소), chnam.cb21.net
청남대 단체관람객 예약전화 (043)220-5683
문의문화재단지 (043)251-3545(매표소)

청남대→점심식사→문의문화재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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