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사적' 상무대 표석 들이받고 도주한 30대 운전자 덜미

  • 등록 2020-07-28 오전 9:20:09

    수정 2020-07-28 오전 9:20:09

27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상무대 옛터 표지석이 파손된 채 방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5·18민주화운동 사적지 상무대의 표석을 들이받고 도주한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A(30)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4일 오전 4시쯤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도시공사 앞 중앙분리대에 설치된 ‘상무대 표석’을 차량으로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받침대 역할을 하던 토사·석재가 무너지면서 표석이 쓰러졌다. A씨는 현장에서 자신의 차를 버리고 달아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차를 견인한 후 차적 조회를 통해 A씨를 특정했다.

이후 인근 CCTV 분석 등을 통해 사고 정황을 확인해 A씨를 붙잡았다.

다만 A씨의 음주 여부는 확인되지 않아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만 입건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운전석 바닥에 떨어진 휴대전화를 주으려다 사고를 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먼저 피의자 조사를 한 후에야 표석 피해 비용 등 견적이 나올 것 같다. 조사를 마치면 비용 등은 광주시가 가해자, 보험사 측과 협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사고 가해자를 상대로 구상권 청구 방안 등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5·18민주화운동 사적지인 상무대를 알리는 ‘상무대 표석’은 사고로 부서졌지만 광주시와 광주도시공사가 서로 관리 주체가 아니라며 떠넘기면서 닷새째 방치됐다.

상무대는 육군 전투병과 교육사령부가 있던 자리로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주요 지휘관 회의가 열린 곳이다. 특히 5·18 시민수습위원들이 몇 차례 드나들며 군 수뇌부와 협상을 벌이기도 한 역사적인 장소로 꼽힌다. 이같은 역사적 의의를 인정받아 상무대 옛터는 1998년 5·18사적지 17호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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