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제일모직(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패션사업을 진두지휘하다 지난해 초 MCM으로 이동했던 박창근 전 성주디앤디 사장
(58·사진)이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네파는 다음주 초께 이사회를 열고 박창근 전 성주디앤디 사장을 네파 사장으로 영입하는 내용의 안건을 결정짓는다. 김형섭 현 대표이사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1년 정도 부회장직을 맡다 결국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네파 고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이 포화상황에 이른 만큼 네파 역시 해외 비즈니스에 중점을 둔 전문 경영인의 필요성이 대두돼 왔다”며 “31일 이사회를 열고 박창근 사장 영입을 최종적으로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형섭 대표의 부회장 승진은 네파에서 물러나는 수순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박창근 사장은 리바이스코리아와 리바이스재팬 등을 맡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외국계 기업 CEO 출신으로 전문 경영인이자 전략가로 통한다. 지난 2007년에는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으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아 자리를 옮겨 5년간 빈폴 라인화 작업과 신사복 사업 활성화 등의 성과를 내고 부사장까지 올랐다.
이어 작년 초 ‘MCM’ 브랜드의 전문경영인으로 영입됐다가 같은 해 11월 갑작스럽게 사임했다. 그가 MCM 사장에서 물러난 이후 여러 패션업체에서 ‘모시기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이 네파로 자리를 옮기게 된 것은 MBK파트너스 측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네파는 지난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인수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특히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해외 비즈니스 비중을 높이고 있어 박 전 사장처럼 글로벌 경영능력을 갖춘 관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박창근 사장의 영입은 앞으로 네파의 사업 방향과 김형섭 대표의 거취 문제 등 다양한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며 “대를 이어 가족경영으로 운영되어 온 네파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네파는 MBK파트너스를 투자자로 영입한 데 이어 박창근 사장까지 영입함에 따라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