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평창 봅슬레이 대표팀 썰매 제작

조양호 회장 지시…내달 개발팀 구성·올해 완성
공기역학기술·탄소복합소재 등 항공기 제작 기술 활용
  • 등록 2014-03-24 오전 9:38:28

    수정 2014-03-24 오후 5:06:32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대한항공(003490)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이 탈 썰매를 제작한다. BMW, 페라리 등 자동차 제작사들이 봅슬레이 썰매를 제작했지만, 항공사가 썰매 제작에 나서는 것은 세계 최초다.

대한항공은 최근 한국체육대, 성균관대, 인하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등의 전문가 그룹으로 산학협력 컨소시엄을 구성, 봅슬레이 국가대표가 탈 2인승과 4인승 썰매의 동체와 날을 제작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대한항공과 강광배 한국체육대학교 교수, 이진기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그룹의 산학협력단이 설계, 디자인, 제작을 함께 담당하고, 시제품을 한국체육대학교에서 평가하는 방식이다.

대한항공과 전문가그룹으로 구성된 산학협력단은 4월 개발팀을 구성하고 5월 이후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부품 확보 및 시제품을 완성한 후 11월부터 2015년 2월까지 1차 테스트를 통해 보완에 들어간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직전까지 매년 썰매를 업그레이드해, 최종 완성품을 만들어 낼 계획이다.

봅슬레이 썰매가 첨단 항공기 소재로 사용되는 탄소복합소재로 제작된다는 점과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공기역학이 필수라는 점에서, 대한항공이 지금까지 항공우주 기술개발을 통해 쌓았던 기술력과 노하우가 스포츠와 결합되는 스포츠 사이언스(Sports Science)가 빛을 발하게 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보잉사의 B787, 에어버스사의 A350 등 차세대 항공기 개발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특히 에어버스사의 A320 시리즈의 날개 끝 부위로 복합소재로 구성된 ‘샤크렛’을 설계·제작해 독점 공급하고 있기도 하다.

대한항공의 썰매 제작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자의 지시에 따라 추진됐다. 조 회장은 대한체육회 수석 부회장이자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의 주역이다. 그는 최근 대한민국 봅슬레이 국가대표 선수들이 장비 문제로 최상의 기록을 낼 수 없다는 안타까운 얘기를 전해 듣고, 대한항공에 봅슬레이 썰매 제작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강광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부회장 겸 한체대 교수는 “우리나라 기술로 만든 봅슬레이로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게 되면 대한민국의 스포츠 과학 기술을 전 세계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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