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회장 "실적, 환율 수혜로는 만족 못한다"

임원세미나서 위기의식 주문
"실적 양호하지만, 환율 수혜 등 제외시 만족못해"
"중장기전략도 대부분 기존사업 연장선상"
  • 등록 2008-07-08 오전 11:00:00

    수정 2008-07-08 오전 11:28:57

[이데일리 박호식기자] "미래 고객을 위한 가치창출 준비가 소홀한것 아닌가."

구본무 LG 회장(사진)이 8일 CEO를 비롯한 경영진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임원세미나에서 "현재에 안주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취지의 질책을 했다.

구 회장은 지난 6월 한달동안 20여개 자회사 CEO 및 사업본부장과 '컨센서스 미팅'을 갖고 상반기 경영성과 및 중장기전략을 보고받았다.

구 회장은 상반기 실적에 대해 "여러분의 노력에 힘입어 LG의 주요 사업이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환율 등에 따른 수혜를 제외하면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LG는 올 상반기 LG전자(066570)LG화학(051910) 등 주력 계열사를 비롯 대부분 계열사가 지난해 상반기 대비 호전된 실적을 냈다. 구 회장은 그러나 "환율 상승에 따른 효과가 크다"며 오히려 질책하고 나섰다.

이에 앞서 남용 LG전자 부회장도 지난 3월 "이익에도 좋은 이익과 나쁜 이익이 있는데, 거품을 빼고 실체를 보면 최근의 환율상승, 자회사 실적 호조로 얻게 되는 이익은 변화를 느슨하게 만드는 등 결코 좋은 이익이 아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구본무 회장은 또 "중장기 전략을 논의해 보아도 대부분이 기존 사업의 연장선상에서 전략방향을 제시하고 있어 자칫 미래 고객을 위한 가치창출 준비가 소홀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구 회장은 이와 함께 "하반기에는 경영환경이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는 경영진의 통찰력과 실행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어떠한 악조건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갖추기 위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더욱 힘써달라"며 철저한 미래준비를 주문했다.

구 회장은 이어 "이번 휴가를 재충전의 기회로 삼아 하반기에는 보다 활기찬 모습으로 정진하자"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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