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국제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에 이어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공포가 더욱 커졌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4.2% 올라 약 13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식료품와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의 상승률 3.0% 올라 당초 전망치(2.3%)를 크게 웃돌았다. 이에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한때 1.701%까지 치솟으며 위험선호 심리를 더욱 위축했다. 전일 90포인트 초반에서 움직이던 달러인덱스 역시 90포인트 후반대로 치솟으며 달러가 힘을 받고 있다. 이에 원·달러 환율도 1130원대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 사진=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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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132.8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00원)를 고려하면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124.7원)보다 8.1원 가량 상승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환율이 종가 기준 1130원대를 기록하는 것은 4월 1일(1131.9원) 이후 처음이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6%대 후반, 달러인덱스는 90포인트 후반으로 오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오후 7시께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0.002%포인트 오른 1.693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뉴욕증시 증시 종가 수준보다 0.03% 오른 90.748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2%, 전월 대비 0.8% 상승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8년 9월 이후 13년 만의 최고치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3.6%)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물가 상승 수준에 놀랐다면서도 일시적인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이날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주최 심포지엄에 화상으로 참석해 “4월 소비자물가 상승 정도가 예상하지 못한 수준이라서 놀랐다”면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수요·공급간 미스매치가 조정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인플레이션 공포가 덮치며 3대지수 모두 2% 내외 급락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99% 내린 3만3587.66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14% 하락한 4063.04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67% 급락한 1만3031.68을 기록했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도 3.26% 내렸다.
국내 증시도 지난 2 거래일에 걸쳐 코스피 시장에서만 약 4조7000억원을 순매도했던 외국인 자금 이탈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하락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전일 코스피 지수는 하루 전보다 47.77포인트 하락한 3161.66에 장을 마감해 사흘만에 3200선 아래로 내렸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국 물가지표 서프라이즈에 더해 외국인 역송금, 역외 롱플레이로 인한 오버슈팅 시나리오를 감안한다면 단기적으로 1140원까지 상단을 열어 두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라면서 “중공업 수주 대기 요인이 사라지고 수출업체들의 이월 네고(달러 매도)에 일부 상쇄되며 1130원 초반 중심으로 등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