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판문점 선언 3주년을 맞은 27일 “TV쇼’보다는 현실에 기초한 대북정책 전환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사진=이영훈 기자) |
|
탈북 외교관 출신인 태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올해는 정부 주도 기념행사도 없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떠한 메시지를 낸다고 해도 공동선언 당사자인 북한이 없는 한 그 의미는 퇴색될 것이다”며 “지금 남북, 미북 관계는 ‘올스톱’이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남·북·미 세 명의 지도자들은 제 살점이라도 떼여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서로 삿대질까지 하며 힐난하고 있다”며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비핵화 협상 시작부터 세 지도자의 공통된 관심이 ‘TV쇼’에만 있었고 정작 문제해결을 위한 내실 있는 협상은 비켜간 데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문 대통령이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변죽만 울렸다”고 비판했고,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향해 “지도자로서, 협상가로서 약했다”고 공개 비난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태 의원은 “3년 전 북한 김정은이 언급한 ‘조선반도 비핵화’는 수십년 동안 우리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판에 박힌 소리였다. 하지만 정부는 김정은의 발언으로 마치 북한의 정책에 큰 변화라도 생긴 것처럼 흥분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바이든 행정부는 차분히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국정 위기 전환용으로 TV쇼를 벌려야 할 내부 사정도 없다. 임기 말에 들어선 우리 정부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선거용 남북, 미북 쇼를 재개하려 한다면 ‘쇼’를 싫어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잘 통하지 않을 것이다”며 “문 대통령이 이제라도 ‘김정은이 비핵화 의지가 분명히 있다’는 비현실적인 판단에서 벗어나 지난 3년 동안 더욱 증강된 북한의 핵 공격능력을 인정한 기초 위에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임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