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LGU+ 부회장 “SK는 소통에 문제..절차 밟아 케이블 M&A”

"SKT-헬로비전 인수는 건전하지 않아"
"통합방송법 이후 정부와 논의해 추진"..딜라이브, 헬로비전 등 인수대상 실무적으로 검토
과점된 통신시장에서 상도의 상실은 공감
  • 등록 2016-09-25 오후 12:00:00

    수정 2016-09-25 오후 12:00:00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권영수 LG유플러스(032640) 대표이사 부회장이 케이블방송사 인수합병(M&A)에 대한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지난 23일 저녁 용산 사옥에 열린 취임 10개월 이후 첫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통합 방송법이 제정 중이다”면서 “국회에서 심의를 거치고 있는데 그 법에 IPTV사업자가 케이블(MSO) 회사를 인수할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일이 소통과 절차에 따라 다른 것 같다”면서 “SK는 절차가 잘못됐기 때문인 것 같고, 유플러스는 확실히 절차를 밟으려 한다. 통합방송법이 제정된 뒤 확실하게 방통위, 공정위와 충분히 논의할 것이다. 협의를 통해 방향을 잡은 뒤 추진할 것이다. (SK) 전철을 밟을 것 같지 않고, 적법하고 공정한 절차를 밟을 것이다. (인수대상에 대해선) 실무적으로 논의되고 있겠지만, 아직 보고받은 것은 없다”고 부연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권 부회장의 발언은 사실상 현재 IPTV 업계 3위인 미디어를 키우기 위해 케이블방송사를 사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IPTV사의 케이블 소유·겸영 규제여부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의에 “전체 통신시장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이냐는 미래부 장관이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 분수에 맞지 않는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애초부터 미래부가 추진했던 통합방송법에는 IPTV와 케이블간 소유·겸영규제를 새롭게 신설하는 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딜라이브(씨앤앰)나 CJ헬로비전 같은 구체적인 인수대상에 대한 생각도 언급했다.

그는 “씨앤앰은 사모펀드가 가지고 있다. 딜하기가 심플해야 하는데 복잡하면 힘들다. 실무 차원에서 고민하고 있다. 좋은 방법이 있으면 알려달라. 저희가 잘돼야, 3등이 잘돼야 여러분도 좋지 않느냐”고 했다.

변동식 CJ헬로비전 공동대표가 회사를 팔지 않겠다고 한 데 대해서는 “대표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래야 할 것이다. 직원들이 얼마나 멘붕이겠느냐, 단호하게 얘기해 줘야 한다. 불만이 찌를 텐데 이해가 간다”고 언급했다.

LG그룹에서 대표적인 M&A 전문가이니 회사를 팔러 온 게 아니냐는 질의에는 “그럴 가능성 없다”면서(웃음)“통신이 복잡하고 어렵지만 포텐셜이 굉장히 많다. 우리가 애지중지하는 사업 중에 성장 가능성 있는 게 몇군데 있지만 그중 통신이 안 들어가는 데가 없다. 드론, 로봇, 커넥티드카 등 다 들어간다.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기회가 많기 때문에 절대 팔리 없다”고 확언했다.

한편 권 부회장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 추진은 건전한 통신사로서 할 일이 아니라고 언급하면서도, 통신 3사가 과점된 시장에서 지나치게 상도의를 잃었다는 비판에는 동의했다.

그는 “제가 취임한 날 바로 SK 헬로비전 M&A 건이 발표돼 당황했다. 그때 심경은 이건 아니다. 우리 회사를 위해서도, 건전한 통신사로서도 아니다라는 것이었다”면서 “많은 분들이 도와줬는데 당시 제가 강조했던 게 경청이었다. 이해 관계자 이야기를 잘 듣고 도움을 받으면 아무리 어려운 일도 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우리 혼자 힘으론 안 되나 여러 명이 힘을 합치면 잘 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밀어붙일 수 밖에 없었는데 천만다행으로 이 건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디스플레이에서 삼성과 경쟁할 때는 실력 대 실력으로 붙었는데 지금도 연락하는 좋은 관계”라면서 “언젠가 세 사람(통신3사 CEO)이 모여 남 비방 안 하기로 결의대회라도 했으면 좋겠다.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와보니 사실 좀 심하더라. 지금은 이해해보려고 하지만 그러면 안 되지 않느냐?”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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