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체코)=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중유럽 4개국(비세그라드 그룹·V4)과의 첫 정상회의 참석차 체코를 찾은 박근혜 대통령이 방문 기간 체코 정부로부터 극진한 환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일본에 이어 3대 투자국인 한국에 대한 전략적 협력 강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3일(현지시간) 현지 브리핑에서 “체코 측은 대통령을 최대한 환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사례들을 열거했다.
먼저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은 지난 2일 열린 한·체코 정상회담 준비 단계부터 다양한 행사들까지 모두 직접 챙겼다고 한다. 제만 대통령은 정상회담과 공동 기자회견뿐만 아니라 한·체코 비즈니스 포럼, 정상 만찬 및 성비투스 성당 방문 등 거의 전 일정을 박 대통령과 함께했다. 특히 만찬 이후 진행된 성비투스 성당 방문은 제만 대통령이 직접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추운 날씨를 고려해 전기담요를 설치하는 세심한 배려도 아끼지 않았다.
애초 프라하 시내 한 호텔에서 개최하려던 한·체코 비즈니스 포럼의 행사 장소가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프라하성으로 변경된 것도 우리 경제사절단을 환대해야 한다는 제만 대통령의 제안으로 이뤄진 것이다. 대통령궁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국빈방문에서나 볼 수 있던 현수막과 태극기가 펼쳐지는 등 체코 정부의 예우가 돋보였다고 한다.
만찬장에 체코 의전 서열 2위인 슈테흐 에코 상원의장과 함께 바비쉬 부총리 겸 재무장관 등 체코 정부 내 핵심 고위인사들이 집결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바비쉬 부총리는 체코 원전 사업에 영향력을 보유한 인물로, 박 대통령은 당시 바비쉬 부총리에게 100억달러(11조6000억원) 규모의 신규원전 2기 건설사업에 우리 기업의 참여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수석은 “박 대통령에 대한 체코 정부의 각별한 배려와 환대를 통해 양국 정상 간 신뢰와 친분을 공고히 하는 뜻깊은 기회가 됐다”며 “대표적 투자국인 한국에 대해 협력 관계 강화 의지를 잘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