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업계 최초 동남아공장 세운 비결은···

SK에너지, 인니 국영 정유사와 윤활기유 합작 공장 세워
부산 APEC회의 계기로 추진…공기 2개월 단축
  • 등록 2008-09-09 오전 11:00:00

    수정 2008-09-09 오후 12:45:55

[이데일리 김국헌기자] "떠리마 까시(Terima Kasih)"

인도네시아 말로 "감사합니다"란 뜻으로, 단어를 그대로 직역하면 "받고 주다"가 된다. 인도네시아인은 받으면 주는, 은혜를 갚을 줄 아는 민족이라고 한다.

인도네시아의 유일한 국영 정유사 페르타미나와 SK에너지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동부 리아우주 두마이시에 세운 윤활기유 합작 공장은 두 기업이 `떠리마 까시`를 실천한 상징적 프로젝트였다.

페르타미나는 SK에너지의 기술력과 자원을 받았고, SK에너지에 원료유와 기반시설을 제공해 이번 프로젝트가 완성될 수 있었다. 국내 정유업계 최초의 동남아시아 생산 공장이다.

◇ "믿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완공"

▲ SK에너지와 인도네시아 국영정유사 페르타미나가 합작하여 세운 두마이시 윤활기유 공장

SK에너지(096770)와 페르타미나의 합작사인 파트라 SK의 엔진오일은 울산을 비롯해 네덜란드 로테르담,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미국 휴스턴 등에 수출돼, 벤츠나 폭스바겐에 사용된다.

두마이 윤활기유 공장장인 박병용(45) SK에너지 부장은 "페르타미나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합작 공장 프로젝트가 이루어졌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06년 4월1일 시작된 윤활기유 공장 프로젝트는 공사 예정기간을 2개월 단축한 올해 4월30일에 마무리됐다. 2년1개월이 걸렸지만 페르타미나 관계자들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라고 혀를 내두른다.

인도네시아에서 정유 관련 프로젝트 6~7개가 추진되고 있지만 프로젝트 기간은 3~10년까지 대중없다. 상업 생산까지 간 프로젝트도 손에 꼽을 정도다.
 
인도네시아 사업 풍토는 빨리 추진해야 할 목적의식이 강하지 않아, 많은 프로젝트들이 중도에 백기를 들거나, 잠정 중단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유업계 최초로 東南亞 공장 세운 비결은

▲ 두마이시 정유 공장에서 SK에너지 직원과 인도네시아 국영 정유사 페르타미나 직원이 정유시설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SK에너지가 인도네시아의 사업 풍토를 이겨내고, SK에너지 사상 첫 동남아시아 생산기지를 세울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박 부장이 말하는 비결은 간단하다. 최대한 인도네시아 정부와 기업에 밀착해 호흡했던 것. 박 부장은 "페르타미나의 제2 정유공장 공정을 개선하는 작업을 함께 묶어서 추진했기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SK에너지의 기술력으로 노후화된 제2 정유공장의 시설을 보수해, 페르타미나가 크게 만족했던 것. 윤활기유 공장을 건설할 때 페르타미나 현지 인력이 투입돼,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던 것은 제2 정유공장 보수작업 덕분이었다.

4년 전만 해도 잔사유 조차 팔지 않았던 인도네시아가 달라진 계기는 지난 2005년 부산 APEC 회의였다. 당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면담하면서, 페르타미나 경영진과 인맥을 만들 수 있었다.

두마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윤활기유는 점도에서 세계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고급 윤활기유다. SK에너지는 페르타미나와 65 대 35로 파트라 SK에 지분 투자했다. 전세계 윤활기유 시장 규모는 연간 440억달러로, 매년 25%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블루오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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