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의 딜레마` 대우건설 고가·저가M&A 모두 문제

高價인수시 특혜시비·低價인수시 헐값논란
주당 1만3천원~1만8천원까지 가격협상 치열할듯
  • 등록 2009-12-30 오전 9:48:57

    수정 2009-12-30 오전 9:48:57

[이데일리 백종훈기자] 산업은행 주도의 사모펀드(PEF)가 대우건설(047040)을 사들이는 방안이 급부상하면서 주채권은행이자 사실상의 자산매수자 지위에 선 산업은행이 딜레마에 빠졌다.

산은 주도 PEF가 대우건설 주식을 상대적으로 고가에 매입할 경우 다른 구조조정기업 사례에 비춰 특혜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 반대로 낮은 가격에 대우건설이 팔리게 되면 헐값매각 논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30일 금융당국과 채권단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대우건설 공개매각 공동우선협상자인 자베즈파트너스와 TR아메리카컨소시엄 대신 산은 주도 PEF에 대우건설을 매각하는 방안을 금호측과 긴밀히 협의중이다.

산업은행은 최근 산은PE(KDB PE)를 통해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PEF 설립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산은은 우선협상자들의 인수능력에 일부 의문이 있다며 산은PEF 매각을 검토할 것을 금호측에 제안해왔다.

 

관건은 인수가격이다. 산업은행과 금호측은 낮게는 주당 1만3500원에서 높게는 주당 1만8000원까지 치열한 물밑 가격협상을 벌이고 있다. 지난 29일 대우건설 주가(종가)는 주당 1만2750원으로 전일비 소폭 내렸다.

금융권에선 산은PEF가 대우건설을 비싸게 매입해도 문제, 싸게 사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먼저 공개매각에 실패한 매물을 곧바로 비싸게 사주는 것은 특혜시비를 부를 수 있다.

또 매도자인 금호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시장에 알려진 만큼 대우건설 매각가격이 높게 형성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받을 수 있다. 가격협상 주도권을 매수자측이 갖는 이른바 바이어마켓(buyer's market)으로 기울었다는 것이다.

반면 산은PEF가 대우건설 주식을 싸게 매입할 경우 헐값매각 논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대우건설 인수의사를 강하게 밝히고 있는 자베즈와 TRAC 모두 주당 2만원 안팎의 인수희망가격을 써낸 것으로 확인됐다. 두 인수희망자 가격에 비해 너무 싼 가격에 대우건설이 넘어갈 경우 `왜 높은 입찰가 써낸 곳을 배제하고 딜(deal)을 깼느냐`는 비판이 계속될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또 대우건설이 저가에 팔릴 경우 단기적으로는 금호관련 채권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금호그룹의 금융권 총여신규모는 약 18조원. 산업은행은 이중 20% 안팎인 3조8000억원대의 금호그룹 여신을 보유중이다.
 
물론 수년후 대우건설 재매각이 이뤄질 경우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매각차익을 얻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일부 금호그룹 채권 회수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당장 금호 여신이 부실채권화되고 회수불가능하게 될 경우 단기적인 손해는 상당할 전망이다.

산은과 금호가 시간만 낭비했다는 비판 역시 피하기 어렵다. 포스코나 롯데, LG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불참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산은과 금호가 공개매각을 추진, 금호산업(002990) 등 그룹사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대우건설 풋백옵션 행사를 대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공개매각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금호측은 자베즈·TRAC가 제안한 주당 2만원 안팎의 매각가를 희망하고 있지만 산은은 주당 1만3500원부터 가격을 제시했다"며 "산은PEF가 최종 인수할 경우 논란과 비판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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