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前 남편 아들 '성'바꿔 현 남편 아이인 척 했다

  • 등록 2019-06-16 오후 1:51:17

    수정 2019-06-16 오후 2:29:02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제주에서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의 범행동기를 엿볼 수 있는 새로운 정황이 포착됐다.

고유정은 전 남편 강모씨와 낳은 아이의 성(姓)을 바꿔 기록하는 등 현재 남편과의 아이인 것처럼 행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18일 고유정은 전 남편 강모씨와 낳은 아이와 함께 제주도 내 한 실내 놀이방을 찾았다.

놀이방의 경우 아이의 이름과 부모의 연락처, 입실 시간 등을 기록해야 하는데 이곳에서 고유정은 아들의 이름을 ‘강OO’가 아닌 재혼한 현 남편 A씨의 성으로 바꿔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경찰은 프로파일러 6명을 투입해 수사한 고유정의 범행 동기를 ‘재혼 생활에 전남편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은 피의자 고유정이 12일 오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유정이 전 남편 강모씨와 낳은 아이는 현재 남편 호적에 등재되지 않아 강씨의 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을 봤을 때 고씨가 현 남편이 전 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의붓아들이 지난 3월 사망함에 따라 강모군을 현재 남편의 아들로 인식시키고 싶었던 심리로도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당초 현 남편과 고유정은 모두 6살짜리 아들이 있어 둘 다 데려다 함께 키우기로 약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두 아이를 거주지인 충북 청주에 있는 어린이집에 모두 등록했지만, 현 남편이 먼저 데려온 의붓아들은 이틀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특히 의붓아들이 사망한 후 약 80여 일 만에 전 남편 살해사건이 발생하면서 의문의 돌연사로 묻힐뻔한 의붓아들 사망사건의 범죄가능성이 농후한 살인사건으로 성격이 바뀌어 가는 모양새다.

뿐만 아니라 A씨가 지난 13일 제주지검에 고유정이 자신의 아들을 죽였다며 살인죄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함에 따라 고씨 사건은 파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검찰은 고씨에 대한 전 남편의 살인사건 조사가 마무리된 후 B군의 사망과 관련된 사건을 살펴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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