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바람 펴 아내가 분노"‥법정서 불륜 시인

  • 등록 2013-08-24 오후 5:30:21

    수정 2013-08-24 오후 5:30:21

[이데일리 뉴스속보팀] 법정에 선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 서기가 부패 혐의를 벗으려고 자신의 치부인 외도 사실을 고백했다.

그가 공개 장소에서 외도 사실을 스스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4일 산둥성 지난시 중급인민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보시라이는 아내 구카이라이(谷開來)가 당시 중학생이던 아들 보과과(博瓜瓜)를 데리고 영국 유학을 떠난 것이 자신의 외도와 관련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시라이는 “나는 그때 정부가 있었고 구카이라이는 이에 매우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며 “과과를 데리고 홧김에 떠나버린 성격이 강하다”고 진술했다.

그는 “과과의 영국 유학은 구카이라이가 혼자 결정했고 나에게는 인사 한마디만 던지고 떠나버렸다”며 “구카이라이는 대가 센 여자로 절대 내 앞에서 우는소리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그의 이런 고백은 랴오닝성 성장이던 2002년 비자금 500만 위안(약 9억1천만원)을 조성해 구카이라이에게 줬다는 공금 횡령 혐의를 벗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구카이라이는 서면 진술서에서 아들과 영국에서 지내는 동안 경제적으로 쪼들렸고 남편이 이런 사정을 알고 있었다면서 보시라이가 부하를 시켜 문제의 500만 위안을 보내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보시라이는 “구카이라이는 당시 5개의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면서 수입이 매우 좋았다”며 “구카이라이가 보과과가 매우 우수해 장학금을 받았다고까지 말하던 상황에서 내가 그들이 곤란을 겪으리라 생각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보시라이의 여성 편력은 일찌감치 중국 안팎에 널리 소문이 났던 터다.

중국에서는 보시라이의 스폰서 역할을 한 쉬밍(徐明) 다롄스더그룹 이사장이 그에게 수시로 여성을 ‘상납’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항간에서는 보시라이가 다롄 시장 시절 정부이던 다롄TV의 한 여성 아나운서는 구카이라이에게 신변 위협을 당하고 나서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다는 ‘괴담’ 수준의 얘기가 돌기도 했다.

앞서 당 감찰 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는 보시라이의 비위 사실을 공표하면서 “여러 명의 여성과 부당한 성관계를 가졌다”고 밝혀 이 같은 소문들이 낭설만은 아님이 드러났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공직자가 부당한 성 접대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처벌하는 조항이 없어 검찰은 이 부분을 빼고 뇌물 수수, 공금 횡령, 직권 남용 3가지 혐의만을 적용, 보시라이를 법정에 세웠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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