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차로 한 시간 남짓 걸리는 경기도 안성시 아트센터 마노 또한 당일치기가 대세지만 늦잠 자고 점심 먹고 출발하는 1박2일 일정을 잡으면 여유로우면서도 오붓한, 여행의 색다른 호사를 누릴 수 있다.
독특한 건물로 유명해진 아트센터 마노의 백미는 '거꾸로 선 집'(갤러리 겸 아트숍·아래 사진)과 '옆으로 누운 집'(이탈리안 레스토랑). 뾰족한 삼각지붕이 아슬아슬한 모습으로 땅을 짚고 있는 '거꾸로 선 집' 뒤로 그에 뒤질세라 창문도 지붕도 바닥에 기대어 잠을 자는 모습으로 길게 뻗은 '옆으로 누운 집'이 보인다. 해 기울기 시작한 오후 5시쯤 찾은 아트센터 마노는 이들 두 집을 구경하려는 인파로 가득한, 낮의 붐비는 모습이 전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호젓하기 그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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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조명을 받은 조각공원은 그림자를 선명히 드리운 낮과는 또 다른 얼굴로 치장한다. 낮의 모습이 민얼굴 청순한 소녀라면 밤은 은은한 화장을 한 매혹적인 여인이랄까. 게으른 방문자들을 위해 감미로운 음악까지 틀어주니 한적한 공원을 거니는 분위기가 제대로 난다.
아트센터 마노 안에는 숙박시설도 갖춰져 하룻밤을 지내고 가기에도 무리가 없다. 방갈로는 유럽 스타일로 만들어져 '수도권 속 외국'에 들어선 기분이 든다. 고개를 숙여야 할 정도로 천장이 낮은 방은 중세 유럽 '옥탑방'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두툼한 나무문, 거친 질감의 묵직한 문고리 등으로 꾸며졌다.
관람객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밤이 되면 넓은 조각공원 전체가 방갈로에 짐을 푼 숙박객만의 전용공간이 된다. 이즈음 까만 밤하늘 아래 오순도순 모여 바비큐 파티를 즐기는 맛도 일품이다. 모닥불 피워놓고 이야기꽃을 피워도 좋고 옛 생각 하며 '모닥불 피워놓고…' 같은 노래 한 곡조 뽑아도 뭐랄 사람이 없으니 마음은 한없이 여유롭다. 미리 예약하면 아트센터 마노에서 바비큐 음식 일체를 마련해준다. 소등심바비큐 1인당 2만5300원, 삼겹살바비큐 1인당 1만3200원. 11평 방갈로(정원 8명) 10만5600원, 22평 방갈로(정원 16명) 21만1200원.
아트센터 마노 (031)676-7815, www.mahn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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