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서울 송파구에서 국밥집을 차린 초보 식당 주인 정모(52) 씨. 그는 지난해 직장을 명퇴하고 올해 초 식당을 차렸다.
식당 위치는 문정동. 비교적 목은 좋다. 얼마 전 서울동부지법과 동부지검이 옮겨 왔다. 인근에 오피스텔도 많이 생기고 있다. 입소문을 타면서 서서히 매출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5월 황금연휴는 정 씨에게 악몽같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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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씨는 “2일과 4일을 쉬면 최장 9일 연휴가 된다. 만약 문을 닫는다면 한달 중 1/3을 쉬는 셈이다. 임대료 등은 고스란히 나가는데 어떻게 문을 닫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정 씨는 연휴기간 배달앱 등을 활용해 배달 매출을 늘리겠다는 전략을 세웠지만 큰 기대는 걸고 있지 않다.
서울 광진구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김 모(40) 씨. 그 역시 월급장이 출신 자영업자다. 그 역시 정 씨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매출 면에서는 정 씨보다는 상황이 낫다.
그의 주 고객은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들. 휴일에도 가게를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 물론 평일에 비해 매출이 2/3 수준으로 줄지만 그래도 버틸 만 하다. 다만 휴일이 이어지는 연휴라서 상당수 주민이 여행을 떠나면 매출은 더욱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씨는 여기에 고민이 하나 더 있다.
하지만 김 씨에게는 황금연휴 가족 여행은 언감생심이다. 매출이 줄 수밖에 없어 아르바이트 직원 1명은 휴가를 보냈다. 대신 부인을 가게에 나오도록 했다. 아이는 사정사정해서 처가에 맡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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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월급장이 때는 손꼽아 기다렸던 연휴가 자영업자가 되니 지옥이 되버렸다”면서 “장사가 안되든 것도 걱정이지만 아이한테 미안한 것이 가장 큰 부담”이라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