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정부가 사실상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확대를 유도하는 모양새여서 절대 원금보장을 꾀하고 있는 은행과 보험보다는 증권사의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 상승이 기대된다.
이에 따라 각 증권사도 퇴직연금 시장에 좀 더 자원을 투입할 전망이지만 수년째 사업을 진행하면서 버텨온 대형 증권사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전망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말 기준 증권 퇴직연금 사업자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은 HMC투자증권이다.
HMC투자증권(001500)의 적립금은 5조449억원으로 2위인 미래에셋증권(037620)(2조8054억원)의 근 두 배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HMC투자증권이 아닌 미래에셋증권을 실질적인 1위로 쳐준다.
1위로 인정받는 미래에셋증권(037620)의 경우 박현주 그룹 회장이 차세대 먹거리로 키우라는 특명을 내리면서 자원을 투입한 것이 컸다. 퇴직연금 사업부 내 직원들이 이를 갈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강도가 무척 셌다는 후문이다.
3, 4위는 삼성증권(016360)과 한국투자증권이다. 역시 자산관리에 관심이 크다 보니 퇴직연금 시장에서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적립금은 각각 1조5528억원과 1조3111억원이다.
5위에 올라 있는 대우증권(006800)은 최근 수년래 눈에 띄게 순위를 높여온 증권사다. 지난 2011년말 현재 적립금 3230억원으로 9위에 위치해 있으나 지난해말 6213억원으로 7위에 올랐고, 올들어서도 2계단 뛰어 올랐다. 대우증권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ELS 상품을 퇴직연금 상품으로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실제 ELS를 편입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지만 그만큼 상품의 확장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대우증권부터 현대증권까지는 대형 사업장 한 곳만 잡으면 이들 업체의 순위가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9위에 포진한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2011년만해도 4위에 올라 있었다. 역시 현대중공업그룹에 속해 있던 덕을 봤으나 그룹 내부물량을 축소한다는 방침에 따라 현재는 9위권으로 내려 앉아 있다.
퇴직연금 시장이 열리자마자 증권사들도 앞다퉈 이 시장에 뛰어 들었지만 은행과 보험이 대부분 사업장을 채가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중소형 증권 사업자들의 경우 아예 사업 자체를 접었다.
정부의 DC형 확대를 염두에 둔 퇴직연금 시장 활성화로 증권사 퇴직연금 사업자의 위상이 어떻게 변화할 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