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업계 판도 바뀐다..이마트, 지각변동 예고

불황·영업규제 탈출구로 편의점 선택
마트·SSM보다 규제 덜하고 성장성도 높아
  • 등록 2013-01-03 오전 9:30:54

    수정 2013-01-03 오전 9:58:12

[이데일리 이학선 이승현 김보리 기자] 이마트(139480)가 편의점 진출 카드를 꺼냈다.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중심의 현 사업구조로는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마트의 편의점 진출에 따라 CU와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3강 1중’ 체제인 국내 편의점 시장에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규제 덜한 편의점 진출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서울 성수동 본사 19층 중회의실에서 정용진 부회장 주재로 경영이사회를 열고 중소형 편의점인 ‘위드미’를 인수해 편의점 사업에 발을 내딛기로 했다.

이마트가 편의점 사업에 진출하는 이유는 기존 사업으로는 경기불황과 영업규제라는 파고를 헤쳐나가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특히 매월 2차례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 등 각종 규제에 묶여 있는 대형마트나 SSM과 달리 편의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출점거리 제한을 빼면 별다른 규제에 노출돼 있지 않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대형마트와 SSM에 비해 규제가 훨씬 덜한 것이 사실”이라며 “오히려 기존 편의점들이 출점제한에 묶여 신규점포를 내기 어려워진 지금이 이마트에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공정위는 반경 250m 이내에선 같은 브랜드의 새 점포를 개설할 수 없도록 편의점 프랜차이즈 모범거래 기준을 마련했다. 이 규제가 적용되는 편의점은 가맹점 1000개 이상을 둔 CU와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4개사로 신규로 편의점 사업에 진출하는 이마트는 규제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긴장하는 편의점업계

이마트는 위드미를 비롯해 독립형 편의점에 자사 상품공급을 확대해 본격적인 편의점 진출의 발판을 다질 예정이다. 현재 국내 독립형 편의점 브랜드는 80여개, 점포수는 20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광식 편의점사랑 대표는 “상품소싱 능력이 부족한 중소형 편의점들은 다양한 상품을 더 낮은 단가에 들여올 수 있어 이마트와 손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금도 이마트는 이클럽이라는 온라인 도매몰을 통해 개인슈퍼마켓에 각종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사업자등록번호만 있으면 이마트와 거래할 수 있고, ‘이마트 에브리데이 상품공급점’이라는 간판도 달 수 있어 이클럽을 이용하는 소매상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마트가 이를 편의점에 곧바로 적용할 경우 이마트의 간판을 단 편의점이 전국 곳곳에 들어서게 될 전망이다.

편의점업계는 이마트의 편의점 진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편의점사업을 위해 별도의 팀을 구성하는 등 여러 준비 끝에 진출하는 것으로 안다”며 “단순히 상품공급에서 끝나진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마트의 브랜드파워와 자금력을 감안할 때 상당한 위협으로 느껴지는 게 사실”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내에는 지난해 10월말 현재 2만3501개의 편의점(독립형 편의점 제외)이 운영되고 있다. CU가 7747개로 가장 많고, GS25 6958개, 세븐일레븐 6930개, 미니스톱 1866개 순이다.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는 지난해 이들 편의점업계가 10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유통업계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 관련기사 ◀
☞[단독]이마트 `위드미` 통해 편의점사업 진출
☞편의점업계 250m 신규출점 제한
☞[영업규제의 그늘]①소비자는 없다
☞올해 유통가 최대 이슈는 ‘대형마트 영업규제’
☞[영업규제의 그늘]③"나도 자영업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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