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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물류산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도 택배업계가 영업용 화물차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점을 인식하고 있다. 시장에서 영업하고 있는 택배 기사 상당수가 영업용 화물차가 아닌 무허가 일반 자가용 화물차로 불법 영업을 하고 있다는 현실의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다.
얼핏 보면 문제 해결은 간단해 보인다. 택배 기사가 불법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정부가 추가로 영업용 화물차 신규 허가를 내주면 된다. 택배업계의 요구사항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부는 영업용 화물차 증차에 대해 다소 부정적이다.
정부는 2004년 시행한 ‘영업용 화물차 공급제한 정책’에 따라 2011년까지 7년간 신규 허가를 제한한 덕분에 영업용 화물차 공급과잉 현상이 다소 나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공급이 시장 수요를 웃돌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택배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추가로 신규 허가를 내주면 공급과잉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택배차의 신규 허가 외엔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게 정부의 고민이다. 정부는 택배차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과잉 공급된 개별 용달이 택배분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용달-택배 전환사업을 시행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영업용 화물차 번호판에 웃돈이 붙어 영세 택배기사가 이를 사들이기 쉽지 않은 등 현실적인 제약이 컸기 때문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불법으로 영업하는 택배차를 찍어 신고하면 포상금을 주는 ‘카파라치 제도’가 강원도와 경기도 성남시에서 지난달부터 시행했고, 내년 1월에는 서울에서도 본격 시행된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불법으로 영업해온 택배 기사가 영업용 화물차 번호판을 구하지 못하면 사실상 택배 시장에서 퇴출당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 영세사업자인 이들은 생계에 직격탄을 맞는다.
다만 정부는 올해 택배차 증차 여부를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한 차례 1만1300여대가량 신규로 택배차 허가를 내준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시장에서 실제 수급 상황이 어떤지 분석한 뒤 공급이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증차를 고려해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화물업계 등 다른 업계와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 섣불리 추진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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