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T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SK플래닛이 결국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국민내비 김기사’를 서비스하고 있는 록앤올에 소송을 제기했다. T맵 지식재산권 침해 중단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이다.
록앤올은 2011년부터 경쟁 서비스인 SK플래닛의 T맵 지도 정보를 제공받아 김기사 앱에 적용했다. SK플래닛은 지도 정보를 개방해 스타트업들이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T맵 전자지도 DB 제공 계약에 따라 김기사측에 제공된 정보는 지도표출용 배경지도정보, 경로계산용 도로네트워크정보, POI(목적지명칭 및 주소) 정보, 안전운전안내정보 등을 포함하고 있다.
2014년 2월 양사의 합의에 따라 2014년 8월 말 T맵 DB 사용 계약 종료 후 10개월 간의 유예기간(2015년 6월 말)을 거쳐 3개월의 추가 유예기간(2015년 9월 말)이 이어졌다.
| SK플래닛이 주장하는 김기사 앱의 T맵 지도 워터마크 표출 화면. 방면명칭은 이반성, 군북이지만 T맵 지도 워터마크는 가야/군복으로 표시됨. 김기사 길안내 방면명칭에도 T맵 지도 워터마크인 ‘군복/가야’로 표출된다고 주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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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유예기간 종료(2015년 9월) 이후에도 김기사 서비스에서 T맵 전자지도 DB 고유의 ‘디지털 워터마크‘가 다수 발견됐다. 이에 SK플래닛은 김기사 측에 T맵 전자 지도DB 사용중지 요청을 했다.
디지털 워터마크는 T맵 전자지도 DB에 지식재산권보호 및 소유권증명, 불법복제 시 원본출처, 정보를 추적할 수 있도록 삽입한 고유정보다. SK플래닛 관계자는 “통상 소프트웨어 형식의 산출물에 서비스 이용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고유의 워터마크를 입력해 핵심 자산을 보호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면서 “법적으로 지식재산권 무단사용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밝혔다.
SK플래닛은 지난 달 공문을 통해 “김기사측이 독자적으로 전자지도 DB를 구축했다면 김기사 앱의 지도, 도로 및 POI 등에서 T맵 고유의 워터마크들이 전혀 없어야 한다”며 T맵 DB 사용 중지를 재차 요청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김기사측의 부인 답변(2015년 10월16일)에 따라 지식재산권 보호차원에서 소송을 제기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플래닛에 따르면 김기사 측은 공문을 통해 “당사가 매입한 한국공간정보통신의 상용지도를 토대로 당사가 독자적으로 제작한 것으로 귀사의 전자지도 DB와 전혀 무관하며 도로 방면명칭의 경우 국내외 다수의 다른 지도상의 명칭을 참조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귀사의 방면 명칭이 잘못 참조된 것”이라고 답변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13개월의 유예기간과 수 차례의 사용중지 요청에도 불구하고 소송에 이르게 돼 유감”이라면서 “김기사 앱을 사용하는 소비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 즉시 사용중단을 요청하는 가처분신청은 자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김기사 측의 해결 의사가 없을 경우 지식재산권 보호차원에서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형사고소 포함)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