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 절반, 내년 긴축경영…10곳 중 8곳 "트럼프 정책, 부정적"

경총, CEO·임원 대상 내년 경영전망 조사
내년 투자 금년 대비 '감소' 채용 '올해 수준'
  • 등록 2024-12-01 오후 12:00:00

    수정 2024-12-01 오후 6:52:14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2025년 경영계획을 수립한 기업 중 절반이 내년 경영계획 기조를 ‘긴축’으로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0인 이상 규모 기업에서 긴축경영을 하겠다고 답한 곳이 61%로 집계돼 지난 2016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전경.(사진=경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1일 30인 이상 기업 239개사(응답 기업 기준)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을 대상으로 ‘2025년 기업 경영전망’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내년 경영계획 수립기업 중 기조는 ‘긴축경영’이라는 응답이 49.7%로 가장 높았다. 이는 2019년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현상 유지’는 28%였고, ‘확대 경영’은 22.3%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기업 규모별로 보면 ‘긴축경영’을 예고한 기업 중 300인 이상 규모인 곳이 61%로 300인 미만 규모 기업(45.7%)보다 15.3%포인트 높았다. 이는 2016년 조사 당시 300인 이상 기업 중 66.7%가 긴축 경영을 예고했던 이래로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내년 기조를 ‘긴축 경영’으로 응답한 기업의 구체적인 시행계획으로는 ‘전사적 원가절감’(66.7%)을 꼽은 곳이 가장 많았다. 이어 ‘인력운용 합리화’(52.6%), ‘신규투자 축소’(25.6%) 등이다. 경영계획을 수립한 기업을 대상으로 내년 투자 및 채용계획을 설문한 결과, 투자계획은 ‘올해(2024년)보다 축소’가, 채용계획은 ‘올해(2024년) 수준’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투자의 경우 ‘축소’ 응답률이 39.5%로 가장 높았고 올해 수준은 35%, 투자 확대가 25.5%였다.

내년 채용 계획은 올해 수준이 44.6%로 가장 많았다. 또 ‘채용 축소’가 36.9%, 채용 확대가 18.4%로 나타났다. 채용을 축소하겠다는 응답자는 300인 이상 기업(53.7%)이 300인 미만 기업(31.1%)보다 22.6%포인트 높았다.

내년 기업 경영상 주된 애로요인으로는 ‘내수 부진’(66.9%)과 ‘인건비 부담 가중’(64.0%) 등이 꼽혔다. 이어 ‘미국, 중국 등 주요국 성장세 둔화(19.7%)’,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16.3%)’ 순이다.

내년 1월 출범할 미국 트럼프 정부 정책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묻는 설문에서는 응답 기업의 82%가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전반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답했다. 국내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대해서는 ‘2026년 이후’ 응답이 59.8%로 가장 많았고, 이어 ‘2025년 하반기’가 28.0% 순이다. 기업들이 전망한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평균 1.9%로 집계됐다.

현 주력 사업이 향후 주요 수익원으로 가능한 기간에 대해서는 ‘5년 미만’이라고 보는 기업이 52.7%로 가장 많았다. 5년 이상이라고 보는 기업은 47.3%였다. 5년 미만이라고 답한 곳 중 ‘현 주력사업을 대체할 사업의 진행 여부’를 설문한 결과, ‘대체 사업을 결정하지 않았거나 검토하지 않았다’는 곳이 58.8%로 가장 많았다. 또 ‘대체 사업이 결정돼 현재 사업 진행 중’이라는 응답은 19.8%였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내년 경기상황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업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유인 마련이 시급하다”며 “일률적 정년연장 같이 노동시장 현실을 간과하고 기업에만 과도한 부담을 부과하는 정책이나 글로벌 스탠다드를 넘어서는 과도한 지배구조 규제 같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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