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모았던 1~2만원대 실손보험 출발부터 '삐그덕'

설계사들 "수수료 적다" 판매 회피..제대로 설명도 안해
금감원 “내부통제 강화지도..부당행위 적발땐 엄중조치”
  • 등록 2013-02-01 오전 9:17:08

    수정 2013-02-01 오전 9:17:08

[이데일리 이준기 신상건 기자] 새해부터 판매되고 있는 월 1만~2만 원대의 단독형 실손의료보험이 출발부터 삐걱대고 있다. 보험설계사들은 수당이 적다는 이유로 판매를 꺼리고, 보험사들 역시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는 탓이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24일까지 10개 손해보험사가 판매한 단독 실손보험 건수는 3025건에 그쳤다. 1월 전체를 통틀어도 5000건 내외에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 한 해 실손보험 가입자가 300만 명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저조한 실적이다.

저렴한 보험료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단독 실손보험의 판매가 지지 부지한 이유는 보험설계사들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설계사들이 보험료가 비싸 수당이 많이 떨어지는 기존 특약형 실손보험만 주로 판매하고 있어서다.

단독 실손보험은 아예 안내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설계사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일부 설계사들은 실손보험에 중복으로 가입할 필요가 없다면서 단독형 가입을 말리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손보험은 중복으로 가입해도 보장은 같은 만큼 하나만 들어도 된다는 논리다. 하지만, 실손보험에 추가로 가입하면 보장내용이 달라지거나 보장금액이 높아지는 경우도 있어서 보험업법은 보험사들이 가입자에게 모든 사항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단독 실손보험 판매가 예상보다 크게 저조하자 금융감독원이 비협조적인 보험사를 향해 칼을 빼들었다. 금감원은 최근 각 보험사에 공문을 보내 모집 수수료가 적다는 이유로 단독 실손보험 판매를 꺼리는 설계사들이 나오지 않도록 내부통제를 강화하라고 지도했다.

단독 실손보험 판매 행태에 대한 감시도 강화한다. 앞으로 검사 때 단독 실손보험 판매를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위법·부당 행위가 확인되면 관련 법규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들에게 정기적으로 설계사 교육을 하는 등 내부통제를 강화토록 지도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보험계약자에도 단독형과 기존의 특약형 실손보험 중 본인에게 적합한 상품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가입 전에 회사별로 보험료도 비교해 보라고 당부했다. 보험료는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www.klia.or.kr) 및 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www.knia.or.kr) 상품공시실에서 회사별로 비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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