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유가의 상방 변동성은 발생할 수 있지만 이번 같은 지정학 리스크는 오히려 높아질 운임비의 고착화로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18일 영국 최대 석유회사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한 에너지 수송을 잠정 중단할 것이라
전했다. 지난 10월 31일 예멘 후티 반군의 대이스라엘 선전포고 이후 홍해상에서 외국적 상선을 대상으로 한 공격이 빈번해지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미국 등 10개국은 해상 운송로의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목적으로 다국적 기동함대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고 일각에서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의 군사 충돌이 과거 이란-아라크 전쟁(1980~1988년) 당시 발생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처럼 에너지 공급 차질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박 연구원은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를 과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례와 비교하는 것은 다소 과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전세계 석유 및 LNG 해상 물동량의 21%를 차지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우회할 수 있는 파이프 라인 유휴 생산능력(Capa)는 하루당 390만 배럴(b/d)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2022년 러시아산 에너지의 조달 루트 변화이다. 서방세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이유로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금수 조치에 나섰다. 당시 시장에서는 글로벌 석유 공급의15%가 타격 받을 것을 우려했다. 그러나 급등했던 유가는 이후 경기 둔화와 맞물리며 진정된 바 있다.
박 연구원은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봉쇄는 분명 위협적”이라면서도 “조달 루트의 변화는 결코 공급차질 또는 고유가를 유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운임비 고착화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