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놓고 공방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간밤 미 국채 금리가 1.8%대까지 오르면서 2020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한 여파에 미 달러화는 강세로 전환했고, 뉴욕증시 혼조세 마감 등 위험자산 선호 심리는 위축됐다. 다만 글로벌 달러 강세에도 연초 수출업체들의 네고(달러 매도)에 더해 역외 롱스탑(달러 매수 청산)이 장을 주도하며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 사진=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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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198.40원에 최종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가 0.70원임을 감안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199.10원) 대비 1.40원 가량 하락 개장할 전망이다. 환율이 전일 사흘만에 1190원대로 하락한데 이어 이날도 이틀째 내릴 것으로 보인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는 나스닥 지수가 5거래일 만에 반등했지만, 미 국채 금리 상승 여파 등에 혼조세로 마감하며 위험선호 심리가 위축됐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45%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14% 떨어졌다. 다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0.05% 상승해 5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간밤 1.8%대까지 치솟은 10년물 금리는 1.7% 중반대로 내려왔으나 달러화는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 중 한 때 1.808%까지 상승하며 202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장 마감가 기준 1.7555%로 하락했다. 반면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23포인트 오른 95.95를 기록하고 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 등이 환율 상승을 이끌 것으로 보이지만 한편에선 달러 강세에 베팅하던 롱심리(달러 매수)가 한풀 꺾인 것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환율을 각별히 모니터링 하겠다는 발언을 내놓는 등 1200원선에선 외환당국의 경계감이 커질 전망이다.
작년 11월까지 경상수지가 842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역대 3위 수준을 기록했지만 상품수지는 오히려 2020년 팬데믹 때보다 흑자폭이 감소한 터라 외환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12월 무역수지는 적자를 보인 바 있다. 거주자 외화예금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쌓여 있어도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활발하게 출회될 가능성은 두고 봐야 한다.
이날 환율은 역외환율 하락을 따라 따라 소폭 하락 출발한 뒤 국내증시 외국인 자금 동향에 주목하며 1200원 안팎에서 공방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