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퇴진' 임박하니, 오르는 일산 집값

하이파크시티 일산아이파크 1단지 호가 10억 넘어
일산서구 아파트 주간 상승률 0.99%로 1%대 앞둬
최근 한 달새 주요 단지 2억원 가까이 가격 올라
“전세난 심화로 매수 전환 잠잠하던 일산까지 들썩”
  • 등록 2020-12-24 오전 5:30:00

    수정 2020-12-24 오전 5:30:00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퇴진을 앞둔 가운데 김 장관의 거주지이자 과거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였던 일산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경기 김포에 이어 최근 파주까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면서 두 지역과 인접한 일산의 집값이 오르는 ‘풍선효과’가 거세게 나타나는 모양새다.

일명 ‘김현미 아파트’인 하이파크시티 일산아이파크 1단지의 호가(집주인 판매를 위해 부르는 가격)는 10억원을 넘어섰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김 장관은 자신의 일산 소재 자택은 디딤돌 대출을 받아 살 수 있는 5억원 수준이라고 언급했지만, 한 달이 지난 현재 일산 지역의 집값 상승폭은 뚜렷하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고양시의 지난주 상승률은 0.88%을 기록해 전주(0.78%)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한 달전인 지난 11월 셋째주(0.39%)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상승폭을 키운 셈이다. 이는 고양시 아파트 가격 변동률을 조사한 2012년 5월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일산 서구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지난달 셋째주 0.31%에서 이번달 셋째주 0.99%까지 올랐다. 이런 추세라면 이번주에는 1%대까지 상승률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같은 기간 덕양구는 0.49%에서 0.84로, 일산 동구는 0.36%에서 0.75%로 각각 상승세가 뚜렷했다.

실제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일명 ‘김현미 아파트’로 불리는 일산 서구 덕이동 하이파크시티 일산아이파크1단지의 최근 시세는 6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달에 계약된 실거래 건수를 살펴보면 전용 84㎡를 제외한 124㎡~146㎡는 6억원에서 6억원 중반에 거래가 이뤄졌다. 이는 지난달 시세보다는 1억원 가량이 오른 가격이다. 특히 김 장관이 거주하는 평수인 전용 176㎡의 경우 현재 10억7000만원에 매물이 나온 상태다. 앞서 김 장관은 이 아파트 전용 176㎡ 매물을 지난 2014년 3월 약 5억2000만원(6층)에 매입한 바 있다.

일산 서구 주엽동 문촌마을4단지삼익 전용 189㎡는 지난 3일 10억500만원(12층)에 팔리며 실거래가 10억원을 넘어선 신고가를 썼다. 이 면적형의 직전가는 지난달 18일 거래된 8억3000만원(8층)이다. 한 달도 되지 않아 시세차익은 1억7500만원이다. 일산 동구 마두동에 위치한 강촌한신2단지 전용 173㎡는 지난 1일 9억원(11층)에 거래되며 실거래가 10억원에 육박했다. 지난달만 하더라도 이 면적형의 22층 매물은 7억원에 팔린 바 있다. 한 달 새 2억원이 훌쩍 오른 것이다.

거래량도 급격히 늘었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고양시의 아파트 거래량은 2696건으로 전달(1385건) 대비 94.65% 증가했다. 이는 지난달 경기도 내에서도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전세난이 심화함에 따라 매수 전환이 잠잠하던 일산 집값까지 밀어올리고 있다”면서 “서울 집값이 올해 누적으로 10% 이상이 올랐는데 근교 위치한 지역의 집값이 가만히 있는 게 더 이상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세난을 잡지 못한다면 일산의 가격 상승 흐름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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