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한명숙 대표 라디오 연설

  • 등록 2012-03-13 오전 9:10:14

    수정 2012-03-13 오전 9:10:14

[이데일리 박보희 기자]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13일 오전 KBS 정당대표 라디오 연설에서 고물가, 고유가, 전월세 폭등, 비싼 등록금, 가계부채 급증 등을 ‘5대 고통’으로 지적하고 유류세 인하와 이동통신비 경감, 반값등록금 실현 등을 약속했다. 또 가계부채 해결을 위해 대부업체의 이자율을 낮추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다음은 한명숙 대표 라디오 연설 전문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그동안 편안하셨습니까? 민주통합당 대표 한명숙입니다.

봄이 오는 길목에 어김없이 꽃샘추위가 찾아왔습니다. 새봄을 알리는 꽃나무들을 시샘이라도 하듯, 마지막 겨울바람의 심술이 무척 차갑습니다. 그러나 따뜻한 봄날로 가는 길, 꽃샘추위가 훼방 논다고 한들, 오는 봄을, 억지로 막을 수는 없겠지요. 서로 경쟁하듯 새봄을 알리는 꽃나무들처럼, 따뜻한 온기를 싣고 오는 봄바람처럼, 국민여러분의 삶에도 새봄의 희망찬 기운이 가득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지난 금요일,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총선에서 전국적이고 포괄적인 야권연대를 이뤄냈습니다. 야권연대를 애타게 기다려 주신 많은 국민여러분들께, 좋은 소식을 전하게 되어서 저도 무척 기쁩니다.

그동안 민주통합당은 지난 4년 동안 삶의 터전에서 너무나 힘겹게 살아오신 99%의 국민이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이기게 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야권연대에 임했습니다. 쉽지 않은 협상이었고, 안타깝고 어려운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국민을 생각했습니다. ‘바꿔야 한다’,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국민의 목소리를 되뇌이며 뼈를 깎는 아픔을 감내하고 결단했습니다.

16개 지역에 대한 무공천과 후보용퇴, 76개 지역에 대한 경선이라는 통 큰 양보와 결단으로, 역사적인 야권연대를 성사시켰습니다. 뿐만 아니라, ‘희망 2013 선언’과 ‘대한민국을 변화 시킬 20개 약속’을, 공동정책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야권연대를 이뤄내기까지 매 고비 고비마다, 우리를 다시 만나게 해주신 것은 국민이었습니다. 더불어 분열과 비난, 갈등만 있던 정치에, 연대와 화합, 배려의 가치까지 불어 넣어 주셨습니다. 이 모든 성과는 국민의 것이요, 국민의 덕입니다. 가슴 깊이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지난 4년, 우리들의 삶은 참으로 고단했습니다. 4년을 내내 기다렸지만, 무엇하나 바뀐 것이 없습니다. 물가는 더 치솟고 등록금은 내리지 않고 있습니다. 기름값은 자고 일어나면 오르고, 전월세는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가계부채는 사상 처음으로 900조를 돌파해, 가구당 4천560만원의 빚을 지게 되었습니다. 고물가, 고유가, 전월세 폭등, 비싼 등록금, 가계부채 급증 등 5대 고통은, 이미 한계선을 넘어 국민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심각한 민생파탄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거짓말과 이상한 통계치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습니다. ‘잘 못한 게 뭐냐, 끝까지 가겠다’고 으름장을 놓습니다. 그리고 새누리당은 ‘책임이 없다’며 꽁무니를 빼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사람 한 번 잘못 뽑으면, 이렇게 우리들의 삶이 힘들어 질 수 있구나, 정치를 바꿔야, 내 삶이 바뀔 수 있겠다는 것을 말입니다. 민주통합당은 국민의 삶을 바꾸는 것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최우선 과제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선 국민의 삶에 꼭 필요한 것부터 하겠습니다.

민주통합당이 드리는 내 삶을 바꾸는 첫 번째 약속은, 유류세 인하입니다. 이미 유가는 심리적 마지노선인 2,000원을 돌파했습니다. 유류세 탄력세율을 조정하고 서민에게 직접 혜택이 돌아 갈 있도록, 재벌정유사를 관리감독 하겠습니다.

두 번째 약속은 이동통신비의 획기적인 경감입니다. 우리나라 이동통신 가입자는 5천 3백만명, 이중 스마트폰 사용자는 2천 3백만명입니다. 월평균 가계통신비는 14만원이 넘었고, 그 중 이동전화 통신요금이 월 평균 11만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기본요금 및 가입비 폐지, 문자메시지 요금 폐지, 공용 WiFi 무상제공을 실현하겠습니다.

세 번째 약속은 전세난 해소와 주거안정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23차례나 부동산대책을 내놓았지만, 재벌 건설사들을 위한 대책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전세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해 물가대란의 주범이 되었습니다.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 청구권, 보조금 제도를 실시하고, 매년 12만호의 공공임대주택과 공공전세주택 공급하겠습니다.

내 삶을 바꾸는 네 번째 약속은 반값등록금 실현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약속한 ‘서울시립대’의 반값등록금 실현은 그 가능성을 확인시켜주었습니다. 고등교육법을 개정하고 등록금후불제와 상한제를 도입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따뜻한 금융’으로 가계부채를 경감시키겠습니다. 서민은 생활고로 인해 생계비 대출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은행과 대부업체는 과도한 수수료와 고금리로 배를 불리고 있습니다. 대부업체의 법정최고이자율 39%를 30%까지 낮추고, 금융수수료 적정성 심사 제도를 도입하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수십조를 강바닥에 쏟아 붇지 않아도, 갈등과 분열을 유발하지 않고도, 국민의 삶을 바꿀 수 있습니다. 민생경제를 활짝 웃게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바꾸지 않으면, 또다시 부자감세, 또다시 물가폭등, 또다시 부정비리, 또다시 1% 특권층만의 세상이 됩니다.

저는 국민을 믿습니다.

지금까지 국민이 저희에게 좀 더 잘하라고 주신 질책,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리고 보다 낮은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하나로 뭉치라는 국민의 열망을 받들어 이룬 야권연대를 기반으로 국민이 이기는 시대를 열겠습니다. 우리의 삶을 바꾸는 희망의 대장정을 시작하겠습니다. 민주통합당이 내딛는 발걸음을 이끌어 주십시오. 국민의 뜻대로, 국민이 지시하는 길로 걸어가겠습니다.

오늘 민주통합당이 약속드린, 내 삶을 바꾸는 생활 정책이, 국민여러분의 발걸음을 조금이라도 가볍게 해드렸길 바랍니다. 작은 미소라도 지어주신다면, 정치가 그래도 아직 희망이 있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앞으로 더 따뜻한 민생정책으로 다시 국민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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