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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지현 기자]“스라소니를 아시나요?”라고 물으면 대부분 사람들은 어느 나라 동물이냐고 되묻습니다. 스라소니가 우리나라 토종 동물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드뭅니다.
저도 몇 번 동물원에서 봤을 뿐, 즐겨보는 TV프로그램인 동물농장에서도 보지 못해 당연히 아프리카 사바나가 고향인 동물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스라소니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관리되고 있는 우리나라 토종 동물입니다.
나무를 잘 타 산림성 고양이과 동물로 분류됩니다. 몸길이는 84~105㎝로 호랑이, 표범 보다 작고 삵(살쾡이)보다는 큽니다. 몸은 베이지색, 붉은 갈색, 누런색 등에 검은색 반점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보통 밤 또는 새벽 어둠 속에서 활동해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호랑이나 표범 등은 아름다운 가죽 때문에 해마다 몇백 마리씩 사냥당해 왕에 진상된 덕(?)에 얼마나 많은 개체가 한반도에 살았는지를 대략이나마 추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학계에선 “과거 남한에도 스라소니가 살았을 것”이라고 추측만 할 뿐 이에 대한 연구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몇몇 사냥꾼들이 “산속에서 봤다”, “덫에 걸린 걸 잡아먹은 적이 있다”고 증언한 내용이 구전으로 전해올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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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스라소니가 남한에도 살고 있는게 아니냐’라고 추정이 나오기도 하지만 학자들 눈으로 확인하지 못해 공식적으로는 절멸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함경북도와 자강도 일대에 적은 개체가 사는 모습이 다큐멘터리로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2005년 북한 평양중앙동물원과 동물 맞교환을 통해 들여온 스라소니 한쌍이 유일한 토종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대공원 토종동물번식센터에서 종복원사업이 추진 중이지만, 워낙 환경변화에 예민해 2세를 기다리는 이들의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현재 본격적인 종복원사업이 추진 중인 지리산 반달곰과 여우 등에 비교해 스라소니는 이제 겨우 이름만 올렸을 뿐 별다른 진전이 없다고 합니다. 남한에 서식하는지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아 어떤 연구도 시작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스라소니가 있었다는 확실한 기록과 증거만 있다면 연구가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스라소니는 모피 이용을 위한 무분별한 남획으로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특별히 관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멸종위기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그들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합니다. 스라소니에 대한 연구가 아쉬운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