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증시에 닥친 ‘엔低의 공포’

엔-원 1020~1030원대..5년만의 최저치 넘봐
증권가, 엔저 영향 제한적..단기악재 그칠 것
  • 등록 2013-12-07 오전 10:30:00

    수정 2013-12-07 오전 10:30:00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엔화 약세가 계속되면서 행여 연말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엔저로 인해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증권가는 엔 약세는 과거와 달리 단기적 악재에 그칠 것이라며 과도한 우려를 경계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엔-원 환율은 1020~1030원대를 오가며 2008년 말 이후 최저치를 넘보고 있다. 일본은행(BOJ)의 추가 통화 완화 기대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 축소를 미루면서 엔화 약세는 좀처럼 멈출 줄을 모르는 모습이다.

엔화 가치 하락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수출주 중에서도 자동차주다. 현대차(005380)는 7거래일 연속 약세를 기록 중이며, 기아차(000270)현대모비스(012330) 등도 통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국내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자동차주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시장의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엔화 약세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원 환율 하락은 과거와 달리 실제 펀더멘털이나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단기적인 투자심리 악화요인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서 연구원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엔-원 환율과 외국인 수급 관계에서 원화 강세가 나타나면 순매수가 이어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최근 엔화 약세 우려로 투자심리가 악화돼 있는 자동차 업종의 경우도 실제 기업이익과 환율의 관계를 살펴보면 과거와 달리 환율에 의한 영향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엔화 약세가 당분간 지속되더라도 지난해와 같이 급격하게 진행될 여지는 작은 것으로 보인다.

변준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 흐름이 좀 더 진행될 수 있으나 지난해와 같은 흐름은 아닐 것”이라며 “원화가 추가 강세가 제한될 수 있는 수준까지 이미 떨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변 연구원은 또 “글로벌 증시 조정 가능성도 급격한 엔 약세를 제한할 것”이라며 “글로벌 증시는 근래 들어 급격히 오른 데 대한 반락 가능성을 이제 염두에 둘 필요가 있고, 이는 엔과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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