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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내 실업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애플이 해마다 지켜 온 신제품 출시 시기를 올해도 지킬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노동부가 26일(현지시간) 발표한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328만3000건으로 전주의 28만1000건 대비 약 12배 늘어나는 등 수요 부진 우려가 생겨나고 있기 때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실업수당 청구 급증이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충격 신호탄일 수 있다면서, 애플의 신제품 출시는 실수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美실업수당 청구 300만건↑…코로나19發 수요충격 가시화
애플은 해마다 9월에 아이폰 신제품을 공개하고 있다. 신형 아이폰은 줄곧 애플 전체 연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왔는데, 올해는 첫 5G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많은 기대를 모았다.
실물경제 위축은 애플에도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WSJ은 “중국 아이폰 부품·조립 공장들이 가동을 재개하면서 공급 측면에선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애플은 향후 수요 위축이라는 더 큰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사람들은 (신규 스마트폰보다는) 화장지나 식료품 구매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당장 다음 달 급여를 받을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금융위기 때완 달라…고가폰보단 저가폰으로 승부”
역사적으로 볼 때 애플이 5G 아이폰 신제품 출시를 예정대로 강행할 가능성은 있다. 애플은 글로벌 금융위기 초창기였던 2007년 첫 아이폰을 선보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고, 두터운 마니아층도 어느 정도 수요를 뒷받침해 줄 수 있다.
상황에 맞춰 저가 아이폰 출시로 대응할 가능성도 있다. WSJ은 현재 개발 중인,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이폰 SE 후속 모델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지금은 고가폰보다 저가폰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폰11 라인업 가격을 낮추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여러가지 대안이 제시되고 있지만 올해 애플의 실적 악화는 불가피해보인다. 아이폰 매출은 애플 전체 매출의 60% 가량을 차지하며, 주로 신제품이 이를 견인해왔다. 그동안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고가 정책과 서비스 판매에 의존해 온 애플의 전략도 올해 만큼은 부담이 될 수 있다. 3년 전 애플은 주력모델 가격을 1000달러 수준으로 50% 끌어올렸으며 이같은 고가 정책에 힘입어 출하량 감소에도 불구, 매출이 늘어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