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원·달러 환율이 전날에 이어 1170원대 회복을 다시 한 번 노릴 전망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팬데믹 긴급 매입프로그램(PEPP)의 채권매입 속도를 낮추겠다며 긴축 신호를 보내자 글로벌 위험선호 심리 훼손이 이어졌다. 뉴욕증시가 4거래일 연속 하락 한데 이어 국내증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도 이어진다면 이날 환율 상승세가 나흘째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사진=AP/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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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170.95원에 최종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60원)를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169.20원)보다 1.15원 가량 상승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환율이 1170원대로 올라선다면 이는 지난달 26일(1170.50원) 이후 11거래일만이다.
미국 실업지표 개선에도 ECB의 채권매입 축소 소식에 유동성 공급 타격 우려로 뉴욕증시는 하락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0.43% 하락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 역시 전일 대비 각각 0.46%, 0.25% 떨어졌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4일까지 일주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3만5000명 줄어든 31만건을 기록했다고 밝히며 실업지표가 개선되자 장 초반 강세 흐름을 보이는 듯 하더니 ECB의 발표 등에 약세장으로 돌아섰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4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나스닥지수도 이틀 연속 하락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테이퍼링은 아니라면서도 “팬데믹 긴급 매입프로그램(PEPP)의 대응 채권매입 속도는 지난 분기 대비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달러화는 미국채 금리 하락을 따라 약세로 돌아섰다. 9일(현지시간) 오후 6시께 달러인덱스는 전일 뉴욕증시 종가 대비 0.13포인트 내린 92.52를 기록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0.041%포인트 하락한 1.303%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도 최근 나흘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합쳐 약 1조원 가량 순매도한 외국인 투자자 자금 이탈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증시 외국인 투자자 매도세는 달러화 역송금 경계감을 키우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역내외 롱(달러 매수) 플레이 심리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날 환율은 상승 출발 후 증시 외국인 순매도 연장과 이와 연동된 역내외 롱플레이 주도하에 상승압력이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공업체를 비롯한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유입에 상승폭은 제한되며 1170원을 중심으로 등락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