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 충격으로 미 달러화가 급락했다. 백신 접종 확대와 경기 회복세로 4월 비농업 부문의 100만개 이상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과 달리 30만개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보였다. 인플레이션 우려는 사그라들었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5%, 달러인덱스는 90포인트 초반까지 하락했다. 미 고용지표 충격이 촉발한 달러 약세에 원·달러 환율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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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112.8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00원)를 고려하면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121.3원)보다 8.45원 가량 하락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종가 기준 5거래일만에 1120원선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5% 후반대, 달러인덱스는 90포인트 후반으로 내렸다. 9일(현지시간) 오후 7시께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0.007%포인트 오른 1.575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뉴욕증시 증시 종가 수준 보다 0.04% 내린 90.200을 기록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4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전월 대비 26만6000명 증가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97만8000명)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고용 악화에 실업은 더 늘었다. 4월 실업률은 6.1%로 시장 예상치(5.8%)보다 높았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우리 경제가 이례적인 타격을 입었고 회복하는 길은 평탄치 않을 것이란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달러화 약세와 인플레 우려가 잠잠해지며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이에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6% 오른 3만4777.76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74% 상승한 4232.60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88% 상승한 1만3752.24를 나타냈다.
국내증시도 뉴욕증시의 위험선호 심리를 이어받아 나흘째 상승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의 매도세 지속에도 기관의 매수 우위에 3190선까지 오르며 3200 탈환을 목전에 두고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말 이후 약 2조 원 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 자금 이탈도 진정되며 환율 하락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고용지표 악화에 따른 달러 약세로 갭 다운 출발 후 증시 외국인 자금 동향에 주목하는 가운데 역내외 롱스탑(달러 매도) 유입에 힘입어 낙폭을 키우겠으나 결제를 비롯한 저가 매수에 막혀 1110원 초중반 중심으로 등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