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정식 승인 소식 등 호재에 뉴욕증시 상승 등 글로벌 위험선호 심리가 이어지고 있다. 전일 홍남기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외환시장 변동성 대응 발언에 외환당국의 경계감도 커졌다. 여기에 8월 말 수출 업체들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더해지면서 환율이 나흘 만에 1160원대로 하락할지 주목된다.
|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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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176.05원에 최종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45원)를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173.70원)보다 4.90원 하락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잭슨홀 미팅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비둘기’(완화 선호) 발언 영향이 이어지면서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우려가 잦아든 상황이다. 달러화와 미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23일(현지시간) 오후 6시께 달러인덱스는 전일 뉴욕증시 종가 대비 0.52포인트 하락한 92.97을 기록했다. 같은 시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0.008%포인트 내린 1.253%를 보였다.
뉴욕증시는 이틀째 올랐다. 23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61% 상승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85% 올랐다. 특히 나스닥 지수는 1.55% 뛰면서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위험선호 심리가 살아난데다가 이날 미 식품의약국(FDA)이 화이자의 코로나 백신을 정식으로 승인하면서 백신접종 확대와 경기 개선 기대를 키운 덕분이다.
전일 홍남기 부총리의 외환시장 안정 노력 발언도 환율 하락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홍 부총리는 전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글로벌 달러 강세와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입, 원화환율 상승 등 국제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시장동향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필요하다면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뿐 아니라 이억원 기재부 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 금융점검회의를 통해 시장 안정조치를 하겠다며 금융시장 변동성을 경계했다. 이 같은 언급은 외환시장 내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등 개입이 언제든 있을 수 있다는 경계감을 키우면서 무차별적인 달러 매수 포지션을 억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국내증시도 뉴욕증시의 상승세를 이어받아 외국인 투자자 자금이 유입될지 주목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10거래일째 순매도세를 이어갔으나 전일 매도 규모 자체는 280억원 수준으로 큰 폭 줄었다. 만약 외국인이 순매수 흐름으로 전환한다면 장중 환율 하락폭은 더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