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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테헤란로 큐딜리온 사옥에서 만난 이승우(39) 대표는 이렇게 말하며 자신을 낮췄다.
솔직히 ‘큐딜리온’이라는 회사 이름은 생소하다. 이제 설립된 지 2년이 조금 넘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하지만 네이버 중고 거래 카페 ‘중고나라’ 운영사라고 하면 모르는 이들이 거의 없다.
‘중고나라’는 국내 1위 중고물품 거래 플랫폼이다. 회원수가 1450만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전체 국민(5158만명)의 약 28%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 국민 4명 중 1명은 중고나라 회원인 셈이다. 하루 평균 방문자는 487만명에 이른다. 이는 여느 온라인쇼핑몰 일주일 방문자수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들은 하루 10만 건이 넘는 게시물을 올리며 필요한 물건을 사고판다. 1초에 1개 이상 새로운 게시물이 올라온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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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쓸 만한 물건이지만 내겐 필요 없는 물건이 있다. 한 번 읽고 나면 효용성이 떨어지는 각종 서적들, 교체주기가 점점 짧아지는 컴퓨터와 노트북,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기기, 아이가 자라면서 쓸 수 없게 되는 사용시기가 짧은 유아용품 등. 이런 물건을 누군가는 남에게 팔아 수익을 내고, 또 누군가는 그것을 싼값에 구입해 지출을 줄인다.
이 대표는 “‘회원수가 이렇게 많은데 돈도 많이 벌었겠지’ 하는 오해를 정말 많이 받았다”면서 “카페 개설 이전인 대학교 3학년 때 이미 쇼핑몰 사업을 했다. 개인 사업과는 별개로 카페를 운영해왔다. ‘중고나라’ 카페를 비즈니스 모델로 생각한 적이 없고 그랬기 때문에 ‘중고나라’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고나라의 역사는 1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3년 12월, 이 대표를 비롯해 지인 3명이 의기투합해 네이버 카페를 만든 것이 시작이었다. 그 중 한 명은 지금 이 대표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아이템은 ‘중고물품’으로 정했다. 지금은 옥션 등 유명 온라인몰에서도 중고물품을 거래하지만 당시에는 중고품 보다는 새 것이 각광받던 때였다. 이 대표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커뮤니티’라는 취지에 부합했기 때문에 ‘중고물품’을 선택한 것이지 지금처럼 중고가 가치를 인정받는 세상이 올 거라곤 당시엔 누구도 예상치 못했었다고 했다. 회원수가 1000만명을 넘긴 시점도 불과 2~3년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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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영리회사로 변화를 꾀한 건 ‘중고나라’에 꼬리표처럼 따라 다니는 ‘사기거래’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덩치가 커질수록 벽돌 등 엉뚱한 물건을 배달하거나, 돈만 받고 튀는 사기거래가 급증하고 그 수법도 날로 진화했다.
이 대표는 “사기를 막기를 위해서는 조직이 필요했다”면서 “지난 달에는 경찰과 연계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도 론칭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커뮤니티이던 ‘중고나라’가 법인화됐지만 ‘나눔행복 중고나라’라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느 온라인쇼핑몰과 ‘중고나라’의 다른 점은 ‘중고물품’을 다루는 ‘개인간 거래 플랫폼’이라는 사실이다. 다른 앱은 ‘상품’을 거래하지만 중고나라는 ‘문화’를 공유한다는 것도 차이점으로 들었다. 최근에는 헌옷과 중고 휴대폰, 컴퓨터, 고철 등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사업도 시작했다.
이 대표는 “사람이 많이 이용한다고 해서 거래 수수료로 매출을 올리거나 하진 않을 것”이라며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중고물품을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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