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으로 만든 마요네즈…상식 깨면 지구가 삽니다”

푸드테크 `더플랜잇` 양재식 대표 인터뷰
선진국 육류 생산위해 저개발국 영양불균형
한명 채식보다, 여럿 대체육 소비 중요
식품회사 아닌 소개지술 기업 지향
  • 등록 2020-08-05 오전 5:10:00

    수정 2020-08-05 오전 5:10:00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식물성 마요네즈는 상식을 파괴한다. 마요네즈는 계란으로 만들고, 계란은 동물성 식재료이기 때문이다. 푸드 스타트업 `더플랜잇`은 순 식물성 마요네즈 `잇츠베러 마요` 양산에 성공하고 상식을 깨나가고 있어 주목된다. `안 먹는 게 아니라, 못 먹어서 존재하지 않았던` 대체육 시장을 개척하는 이 회사의 양재식 대표를 지난달 경기도 안양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양재식 대표(시진=더플랜잇)
양 대표는 잇츠베러 마요에 대해 “마요네즈에 들어가는 단백질은 계란에서 나오는데, 이를 콩으로 대체했을 뿐”이라고 쉽게 소개했다. 쉬운 제품처럼 보이지만 농림축산식품부가 더플랜잇을 올해 7월의 A-벤처스로 선정할 정도로 혁신적인 제품이다.

양 대표는 “인류의 식탁에서 육류를 밀어내기 위한 제품”이라고 부연했다. 양 대표의 문제 의식은 육류를 생산하는 과정에서부터 출발했다. 가축이 먹는 사료는 인간이 기르는 작물로 만든다. 대체로 옥수수를 쓰는데 저개발국가에서 길러서 댄다. 이런 나라 사람들은 먹을 게 옥수수뿐이다. 고루 못 먹으니 건강을 해친다. 고영양(육류)을 위해서 영양 불균형을 바닥에 깔아야 하는 게 육식의 현주소다.

양 대표는 “사료는 단일 작물로 만드는데, 이걸 산업으로 하는 국가의 국민은 단일 작물만 먹고 살 수밖에 없다”며 “선진국에서 고기를 먹으려면, 저개발국가는 영양불균형에 시달려야 한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채식하라’라는 말 대신 식물성 섭취를 권한다. 그는 “저도 육식을 해요. 대신 앞으로 줄이자는 것이죠. 그러려면 한 명이 채식하기보다, 여럿이 식물성을 먹는 게 낫다는 겁니다”라고 말했다.

대체육에 쓰이는 여러 영양소는 단일 작물에서 얻을 수 없는 게 본질적인 이유다. 탄수화물은 감자나 쌀에서, 단백질은 콩이나 완두에서, 지방은 해바라기씨나 코코넛에서 나온다. 재배 작물이 다양하면 이를 기르는 저개발국가 국민도 골고루 먹을 길이 열린다. 양 대표는 “동물 사료와 인간 주식의 재료가 같은데, 사료는 단일 작물만 써서 문제”라며 “대체육류를 만들면 이런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나온 게 순 식물성 `이츠베러 마요`다. 다음에 식탁에서 밀어내고자 하는 대상은 우유다. `육류`의 대명사 소와 소에서 추출하는 `우유`는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더플랜잇은 이를 위해 오는 10월 `순 식물성 우유` 출시를 목표로 한다. 양 대표는 “미국에서 식물성 우유를 흔하게 마신다”며 “맥주 원재료로 쓰이는 홉이나 보리, 효모를 써서 우유와 비슷한 맛을 내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양 대표는 “우리는 식품 회사가 아니다”며 “식품 소재기술 회사를 지향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2017년 창업한 회사는 정규직 직원 14명 가운데 7명이 연구직인 걸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식물성 대체 소재를 찾아 지구의 영양 불균형을 해소하는 게 우리 목표”라고 덧붙였다.
잇츠베러 마요 3종(사진=더플랜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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